'배경주 지고, 권순호 뜨고?'…요동치는 NH투자증권 차기 CEO 선임전

  • '윤병운-배경주' 2파전 흔들…권순호 전 전무 '다크호스'로 부상

  • 농협중앙회 인사권 행사 두고 후보간 이해득실도 엇갈려

사진NH투자증권
[사진=NH투자증권]

업계 3위(자기자본 기준) 대형 증권사인 NH투자증권이 차기 대표이사 선임을 앞두고 시끄럽다. 새 CEO(최고경영자) 선임에 농협중앙회, NH금융지주 등의 알력다툼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엮이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구도는 3파전이다.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의 연임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배경주 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총괄 전무가 유력후보로 거론되다가 최근 권순호 전 NH투자증권 OCIO사업부 대표(전무)가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차기 CEO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는 이달 26일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구도에 아직 임추위(임원후보추천위원회) 일정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NH투자증권 차기 CEO는 누구?
NH투자증권 차기 후보군
NH투자증권 차기 후보군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윤병운 대표 후임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후임 선정 마감일은 이달 26일 정기 주주총회다. 통상 주총에 후보 추천 안건을 올리기 위해서는 2주 전까지 후보 선정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임추위는 아직 최종 후보자 1인을 뽑는 임추위 일정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NH투자증권 내·외부에선 차기 CEO 경쟁구도를 3파전으로 본다. 윤병운 현 사장, 배경주 전 전무, 권순호 전 전무가 유력 후보다. 세 후보를 두고 지난 한달여 동안 NH투자증권 내부와 외부에서 온갖 얘기들이 돌고 있는 중이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는 윤병운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았다. 증시 호황에 힘입어 실적을 급격히 끌어올리면서다. 하지만 아직까지 연임이 확정적이지는 않다는 관측이다. 

윤병운 사장의 연임이 불확실해지면서, 지난 2월에는 배경주 전 전무가 대항마로 꼽히기 시작했다. 배 전 전무는 1964년생으로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증권 출신이다. 경영전략·인사 분야에 주로 몸담았지만, 2020년 옵티머스 사태로 인해 중징계를 받으면서 퇴사했다. 배 전 전무는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이 때의 이력으로 그가 이번 NH투자증권 차기 대표에 도전할 수 있었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윤병운-배경주' 2파전으로 흘러가던 구도는 3월 들어 다시 요동쳤다. 권순호 전 NH투자증권 OCIO사업부 대표(전무)가 유력후보로 급부상한 것. 권 전 전무는 1965년생으로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2009년부터 우리투자증권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고 2014년부터는 NH투자증권에서 연금신탁본부장, 고객자산운용본부장(상무), 기관영업본부장(전무), OCIO사업부 대표를 역임했다. 증권사 현장 실무에 두루 능통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중앙회-지주 인사권 놓고 알력다툼?
권순호 전 전무가 급부상하는 건 배경주 전 전무의 약점 때문이다. 배 전 전무의 최대 약점은 옵티머스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데 있다. 징계를 받은 지 5년이 경과해 임원 선임 제한 기간은 끝난 상태다. 그럼에도 대형 증권사 대표에 징계 이력자가 선출된 경우가 없었다는 점에서 무리수 아니냐는 얘기가 많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5년이 지나 결격사유는 없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지배구조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배 전 전무가 친(親)농협중앙회 인사라는 점도 논란을 키우는 대목이다. NH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58.15%를 보유한 NH농협금융지주다. 그런데 이 회사 인사권은 농협중앙회가 그동안 관행적으로 관여해왔다. NH투자증권이 농협중앙회의 손자회사여서다. 2년 전인 2024년 정영채 전 대표 후임 선임 과정에서도 농협중앙회는 인사권을 행사하려 했다. 당시 농협중앙회는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NH투자증권 대표로 밀었으나, 금융투자 업계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불발됐다. 금융당국도 당시 농협중앙회의 인사권 행사에 적극 관여했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농협중앙회가 손자회사인 NH투자증권에 과도하게 개입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비친 바 있다. 금감원은 농협중앙회에서 농협금융지주, 금융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관련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논란 끝에 유찬형 부회장이 명분싸움에서 밀리면서 2024년 차기 대표에 오른 이가 현 윤병운 사장이다. 증권업계에선 "(농협중앙회 측이) 이번에도 중앙회와 친분이 있으면서도 NH투자증권 내부 인사인 배경주 전 전무를 카드로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이날 강호동 회장 등 농협중앙회 핵심 간부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이로 인해 배 전 전무의 선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11일까지 최종 후보 선출 가능할까?
현재 NH투자증권은 차기 사장 선임을 둘러싼 잡음을 의식한 듯 후보 선정 과정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최종 후보 선정이 임박한 가운데 숏리스트도 공개되지 않은 건 극히 이례적이다. 오는 26일 NH투자증권의 주주총회에 후보 추천 안건을 올리기 위해서는 2주 전인 오는 11일까지 후보 선정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임추위에서는 이날 통화에서 "11일 임추위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일각에선 여전히 NH투자증권 임추위 내에서 농협중앙회가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임추위에도 농협중앙회와 친분이 있는 인사가 구성될 수 있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해도 임추위 위원이 되는 순간 다방면으로 로비가 들어간다"고 전했다. 

이렇듯 후보 선임 과정에 잡음이 잇따르면서 최종 후보가 선정된 뒤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되어도 파행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3월 주주총회에서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을 경우 윤병운 사장을 유임한 채 정관 변경을 거쳐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할 가능성도 솔솔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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