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가림의 금만세] 中企 대출 연체액 75%↑…충청권산업투자공사 부상한 까닭은

  • 5대 지역 기반 은행, 지난해 평균 연체율 1.25%

  • 투자금융 92% 수도권 쏠림…학계 "지역 투자 금융기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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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주요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액이 1년 새 75% 급증했다. 연체율은 1%를 웃도는 가운데 올해 미국·이란 전쟁, 유가 상승 등으로 기업들의 줄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지방 금융 인프라 공백이 갈수록 커지자 지역 기반 공적 투자금융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은행·경남은행·전북은행·광주은행·iM뱅크 등 지역 기반 5개 은행의 지난해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액은 1조3649억원으로 전년 대비 75.1% 급증했다. 이는 전체 대출 연체액의 68.9%를 차지하는 규모다. 

은행별로는 경남은행의 증가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액은 2024년 994억원에서 지난해 2969억원으로 198.7% 급증했다. 연체액 규모는 iM뱅크가 3758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부산은행 3630억원, 광주은행 1757억원, 전북은행 1535억원 순이었다. 

연체율도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이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평균 연체율은 1.25%로 전년 대비 0.53%포인트(p) 올랐다. 통상 은행권에서는 연체율이 1%를 넘으면 위험신호로 인식된다. 전북은행이 1.65%로 가장 높았으며 iM뱅크 1.24%, 광주은행 1.20%, 경남은행 1.14%, 부산은행 1.02%를 기록했다. 

미국·이란 전쟁과 유가 상승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들의 부실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가장 큰 문제는 지방 기업들이 기댈 수 있는 금융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한국벤처투자 등에 따르면 민간 벤처투자사 402개 중 350개(87.3%)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전체 벤처기업의 40%는 비수도권에 위치하지만 투자 비중은 20%에 그친다. 주요 은행의 대출 역시 수도권 비중이 62.6%인 반면 지방은 37.4%에 불과하고 투자금융의 92%가 서울에 집중돼 있다. 

최근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생산적 금융 확대 압박까지 더해져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여건은 갈수록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은행의 지역 기업대출 비중은 90%를 웃돌지만 버팀목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재투자 유도 정책 효과도 미미한 상황이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요 금융회사의 지역재투자 현황을 주기적으로 평가해 경영실태, 시금고 선정 평가 등에 반영하고 있다"면서도 "정책 실시 이후 지역 여신비중이 크게 감소하지 않았으나 반대로 의미있는 수준으로 늘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동남권에 이어 충남권투자공사 설립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충청권산업투자공사 설립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공사의 자본금은 3조원으로 하며 정부, 충청권 지방자치단체,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이 출자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신산업, 벤처기업 육성, 산업구조 재편 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재석 산업통상부 지역경제총괄과장은 "공사 설립은 현 정부의 다극형 균형성장 전략인 '5극 3특' 체제와 일치하는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자본이 수도권으로 빨려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서울에서 자본이 발생하는 구조"라며 "민간 지방은행만으로는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가 어렵기 때문에 자본금을 갖춘 공적인 지역 투자 금융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중해 KDI국제정책대학원 자문교수는 "지역 생존을 위해서는 서울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지역 내, 그리고 이웃 도시 간의 수평적 네트워크와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통합 투자 모델의 중요성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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