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보고싶었다" 광화문을 물들인 보랏빛 귀환…BTS, 3년 9개월 만 '완전체의 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을 선보였다 사진빅히트 뮤직 넷플릭스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을 선보였다. [사진=빅히트 뮤직 넷플릭스 제공]
“방탄소년단(BTS) 덕분에 아리랑이 한국의 민요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고, 한국의 정체성을 너무나 잘 보여주는 공연이라 감동했습니다.”

21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키아라(필리핀)는 상기된 얼굴로 이같이 말했다. 2008년부터 K-팝을 사랑해온 그는 방탄소년단의 데뷔 때부터 함께해온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명)다. 신곡을 현장에서 처음 듣기 위해 전날 발매된 음원도 아껴두었다는 그는 타이틀곡 ‘스윔(SWIM)’과 수록곡 ‘바디 투 바디(Body to Body)’를 들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날 광화문 광장은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모여든 인파 덕에 '거대한 보랏빛 공연장'으로 변모했다. 주최 측 추산 10만4000명, 서울 실시간 도시 데이터 기준 4만2000명이 집결한 가운데 광화문 일대는 BTS의 상징색인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당초 예상했던 대규모 밀집에는 미치지 못하는 차분한 규모였으나, 이는 오히려 현장 운영의 안정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광화문광장 공연 사진빅히트 뮤직
그룹 방탄소년단(BTS) 광화문광장 공연 [사진=빅히트 뮤직]

공식 좌석 2만2000석을 둘러싼 펜스 바깥에서도 팬들은 대형 전광판을 바라보며 ‘떼창’을 이어갔다.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공연 실황을 보거나 영상통화를 통해 해외 지인들에게 현장을 ‘실시간 중계’하는 외국인들도 곳곳에서 포착됐다. 약 6700명의 경찰 병력이 투입된 가운데 관객들은 무려 4곳의 검문소를 통과해야 하는 엄격한 보안 절차에도 불평 없이 질서를 지켰다. 

오후 8시 북악산을 넘어 경복궁을 훑는 웅장한 드론 샷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타전되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월대에 도열한 50명의 무용수가 길을 터주자 전통 갑옷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블랙 의상의 일곱 멤버가 모습을 드러냈다. 

발목 부상으로 의자에 앉아 무대를 지킨 RM은 “4년 만에 인사드린다. 안녕하세요, 방탄소년단입니다”라며 멤버들과 함께 힘차게 포문을 열었다. 이어 “오늘 모든 걸 쏟아내겠다. 긴 여정이었지만 저희는 마침내 이 자리에 섰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신보 ‘아리랑(ARIRANG)’의 수록곡 ‘바디 투 바디(Body to Body)’, ‘훌리건(Hooligan)’, ‘2.0’을 연달아 선보이며 현장을 단숨에 압도했다. 특히 국립국악원과 협업한 ‘바디 투 바디’는 아리랑의 선율을 현대적 비트로 풀어내며 “시작점은 반드시 한국의 가장 상징적인 공간이어야 한다”던 방시혁 의장의 의지를 무대 위에 구현해냈다.

분위기를 이어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히트곡 ‘버터(Butter)’와 ‘마이크 드롭(MIC Drop)’ 무대를 펼쳤다. ‘버터’의 흥겨운 리듬에 맞춰 외국인 팬들은 리듬을 타며 환호했고 떼창이 광장을 메웠다. 

공연 중반 멤버들은 공백기 동안 느꼈던 인간적인 고뇌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제이홉은 “우리가 조금은 잊히지 않을까 고민도 있었다”고 고백했고, 슈가는 “변화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치열하게 고민했다. 아직 불안하기도 하지만 이 감정도 우리의 것”이라며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RM은 “답은 밖이 아니라 안에 있더라. 스스로를 담아내는 것이 이번 앨범의 목표였다”고 부연했다. 

지민은 “저희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매번 두렵지만 그 마음까지 담아 ‘킵 스위밍(Keep swimming)’하면 언젠가 해답을 찾을 거라 믿는다”고 말했고, 뷔는 “저희 노래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타이틀곡 ‘스윔(SWIM)’ 무대를 펼쳤다. 절제된 안무와 여백의 미를 살린 퍼포먼스는 ‘방탄소년단 2.0’의 서막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앙코르곡 ‘소우주(Mikrokosmos)’ 무대에서는 광화문 하늘에 북두칠성이 떠오르는 연출과 함께 아미밤이 거대한 별처럼 빛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을 열고 있다  사진빅히트 뮤직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발매를 기념해 무료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BTS THE COMEBACK LIVE|ARIRANG)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연 다음 날인 22일 하이브 측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감사를 표했다. 하이브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광화문을 공연 장소로 내어주신 당국과 불편을 감수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성숙한 시민의식은 이번 공연을 더욱 빛나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유산 및 문화재 보호 홍보 방안을 구체화해 장기적인 지원 체계를 실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발매 첫날 398만 장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돌아온 방탄소년단은 오는 4월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시작되는 월드투어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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