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호르무즈 48시간 최후통첩, 세계 경제의 분수령 되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던졌다.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을 경우 발전소를 포함한 에너지 인프라를 “초토화”하겠다는 경고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군사적 압박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질서와 세계 경제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응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하루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이 막히면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시장 불안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해협 재개가 결코 단순한 군사 작전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이 검토 중인 선택지는 모두 고위험이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는 공습, 기뢰 제거 작전, 고속정 전력 타격, 심지어는 주요 석유 수출 거점인 카르그섬 점령까지 거론된다. 그러나 어느 것도 단기간에 상황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해협 기뢰 제거는 수주에 걸릴 수 있는 작업이며, 단 한 발의 기뢰만으로도 선박 운항을 마비시킬 수 있다. 해군 호위 역시 막대한 전력과 시간이 필요한 고난도 작전이다. 과거 1980년대 ‘탱커 전쟁’에서도 미 해군은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결국 군사적 해결은 가능하더라도, 비용과 위험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전소 타격’ 언급은 갈등의 성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조치다. 에너지 인프라 공격은 단순한 군사시설 타격과 달리 민간 피해를 수반할 가능성이 크고, 전면전으로 비화할 위험도 높다. 

이미 전장의 범위는 확대되고 있다. 이란은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통해 사거리를 유럽까지 확장할 수 있음을 과시했고, 인도양의 미·영 군사기지까지 타격하는 등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스라엘 내 피해도 이어지며 충돌은 점점 격화되는 양상이다. 

미국은 동맹국들의 적극적 참여를 기대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보호무역 조치와 외교적 갈등으로 동맹 신뢰가 약화된 가운데, 해협 방어를 위한 공동 대응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는 불투명하다. 

결국 이번 사태의 핵심은 단순한 군사 충돌이 아니라 에너지와 경제를 둘러싼 ‘전면적 충격’이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며, 각국의 성장 전망을 동시에 압박한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직접적인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단호함과 동시에 절제다. 해협의 안전 확보는 필수적이지만, 군사적 수단만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은 오히려 위기를 증폭시킬 수 있다. 외교적 해법과 다자 협력 없이는 장기적인 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 

48시간의 시한은 짧지만, 그 파장은 길다. 

컨테이너선들이 2026년 3월 2일3월 20일 재배포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항구에 정박해 있다 페르시아만 지역 긴장이 고조된 지난 2월 28일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해상 물동량은 약 70 감소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에 따르면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전 세계 비료의 약 30가 이 구간을 통과하는 만큼 비료 및 식량 생산 비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PA연합
컨테이너선들이 2026년 3월 2일(3월 20일 재배포)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항구에 정박해 있다. 페르시아만 지역 긴장이 고조된 지난 2월 28일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해상 물동량은 약 70% 감소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에 따르면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전 세계 비료의 약 30%가 이 구간을 통과하는 만큼 비료 및 식량 생산 비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PA/연합




지금 세계는 단순한 해협 개방을 넘어, 전쟁과 경제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시험대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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