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자체 칩 1만 개 탑재 AI 클러스터 가동… '기술 자립' 가속

  • 미국 AI 영향권 벗어나 자립, 칩 1만개 동기화해 거대한 슈퍼컴퓨터처럼 동작

알리바바 사옥 사진AP연합뉴스
알리바바 사옥 [사진=AP·연합뉴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거대 기술 기업들이 독자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알리바바는 자체 설계 반도체를 활용한 대규모 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하며 ‘탈(脫)외산’ 전략을 본격화고 나섰다. 

9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지난 7일, 자사 기술력의 집약체인 첨단 AI 반도체 ‘전우(Zhenwu)’ 1만 개를 탑재한 대규모 컴퓨팅 클러스터 구축을 완료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해당 클러스터는 차이나텔레콤과 협력해 광둥성 샤오관 데이터센터에 조성됐다. 핵심은 알리바바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 T-헤드(T-Head)가 자체 개발한 칩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이 칩은 AI 학습과 추론 작업에 최적화돼 천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초거대 AI 모델까지 무리 없이 지원하는 강력한 성능을 갖췄다.


기술적으로 주목되는 부분은 ‘차세대 고성능 네트워킹 아키텍처’다. 이를 통해 약 4마이크로초 수준의 초저지연 통신을 구현했는데, 이는 1만개의 칩을 마치 하나의 거대한 슈퍼컴퓨터처럼 동기화해 동작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알리바바 측은 해당 아키텍처 도입으로 학습 및 추론 효율이 기존 대비 약 30% 향상됐으며, 단일 칩 기준 처리 성능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의 이번 클러스터 구축은 단순한 기술 과시용을 넘어 의료, 첨단 제조, 신소재 등 실질적인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대규모 인프라를 직접 구축할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들도 차이나텔레콤 플랫폼을 통해 필요한 만큼 컴퓨팅 자원을 빌려 쓸 수 있도록 해 범용성을 높였다. 알리바바는 향후 클러스터 규모를 10만 개 칩 수준으로 대폭 확대해 운영 효율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같은 중국 기업들의 행보는 미국 빅테크의 움직임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미국 주요 기업들이 올해 AI 인프라 확충에 약 7000억 달러(약 960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철저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분석가들은 중국이 무조건적인 투자 규모 확대보다는 매출 및 수익 창출 가능성이 높은 특정 전략 산업에 AI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의료와 제조 등 실질적인 산업 현장 적용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이른바 ‘실용형 인프라’ 전략이라는 평가다.

중국 기술 굴기의 또 다른 축인 화웨이 역시 지난달 광둥성 선전에서 자체 개발한 AI 칩 ‘어센드 910C’를 기반으로 한 대형 컴퓨팅 클러스터를 가동한 바 있다. 중국정보통신기술원(CAICT)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중국의 총 컴퓨팅 능력은 96만 2,000페타플롭스(PFLOPS)에 달하며 전 세계 공급량의 약 2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73% 급증한 수준으로 중국의 컴퓨팅 패권 확보 의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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