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정책대출] 주담대 감소세인줄 알았는데…총량 규제 틈새 채운 정책대출

  • 자체 주담대 줄었는데 정책대출 그만큼 늘어

  • 총량 규제로 올해 은행 대출 문턱 더 높아져

  • 새마을금고도 정책대출로 대출 우회 노릴 듯

[그래픽=아주경제DB]
[그래픽=아주경제DB]

올해 들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사실상 멈춘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를 두고 단순한 '대출 둔화'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 자체 주담대가 줄어든 자리를 정책대출이 메우면서 겉으로 보이는 수치와 실제 구조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은행권 주담대 증감액은 △1월 -6000억원 △2월 3000억원 △3월 300억원으로 사실상 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표면적으로는 증가세가 꺾이며 안정 흐름을 보이는 듯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은행 자체 주담대가 매월 1조원 이상 감소한 반면 정책대출이 은행 감소분을 상당 부분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은행권 주담대 현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은행 자체 주담대는 일반(-2000억원)·집단(-1조원)·전세대출(-3000억원)이 모두 감소해 총 1조5000억원 줄어들었다. 그러나 디딤돌·버팀목이 1조1000억원, 보금자리론이 4000억원 늘어나며 전체 은행권 주담대 감소 폭을 상쇄했다.

이는 금융당국의 총량 규제로 은행권이 자체 대출을 늘리지 못하면서 정책대출로 쏠림 현상이 뚜렷해진 영향이다. 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1.5% 수준으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낮은 1% 안팎에서 관리할 계획이다. 시중은행 1곳당 한 달 평균 가계대출 증가액이 1000억원 남짓에 불과한 것이어서 사실상 올해 은행 대출 문은 '바늘구멍'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일반 주담대 취급이 어려워지자 정책대출은 은행권 대체 대출 창고 역할을 하게 됐다. 정책대출은 수익성은 제한적이지만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기금의 보증을 받는 구조여서 신용리스크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정책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강화된 규제 환경 속에서 선택 가능한 대안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당장 자금이 필요한 실수요자에게도 숨통을 터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올해 정책대출 증가액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은행권 주담대 중 디딤돌·버딤목 대출과 보금자리론은 총 17조1000억원 늘었다.

총량 관리의 우회 통로 역할은 은행권을 넘어 제2금융권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0%로 관리해야 하는 새마을금고 역시 가계대출 규제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정책대출 영업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2월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 영업과 중도금·이주비·분양잔금 등 집단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올해 대출 관리에 실패하면 내년 추가 페널티가 예고돼 있어 새마을금고로서는 규제를 덜 받으면서 대출영업은 가능한 정책금융 상품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규제 환경에서는 사실상 선택지가 제한돼 있어 어느 정도 정책대출 비중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정책대출이 시장 수요를 떠받치는 역할이 이어지면 가계부채 관리 효과는 희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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