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은행 중심 도입이 바람직"

  • 한은 '2025년 지급결제보고서' 발간

  • "스테이블코인 범정부 협의기구 필수"

서울 중구 소재 한국은행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소재 한국은행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관련해 '은행 중심'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이 지급결제 혁신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통화정책과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제도권 내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2025년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디지털 자산으로, 차세대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관련 논의가 빠르게 확산되며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주요국이 제도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활용은 가상자산 생태계에 집중돼 있다. 전체 거래의 약 88%가 가상자산 및 토큰화 자산 거래에서 지급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블록체인 기반 특성상 스마트계약을 활용해 거래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대금이 지급되는 구조를 구현할 수 있고, 중개은행 없이 24시간 실시간 송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결제 인프라 대비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한은은 이 같은 혁신성에도 불구하고 스테이블코인이 민간 영역에서 사실상의 ‘화폐’로 기능할 경우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수 있다고 봤다. 법정화폐와 연계된 높은 통화성을 바탕으로 통화정책과 외환정책, 금융안정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활성화뿐 아니라 잠재 리스크에 대한 균형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제시한 해법은 신뢰 기반의 점진적 혁신이다. 도입 초기에는 은행 중심 컨소시엄에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고, 이후 점차 참여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은행은 자본·외환 규제 체계 내에 있어 준비자산 관리와 자금세탁방지 등에서 신뢰 확보가 용이한 반면, 빅테크 등 비은행은 기술과 유통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상호 보완적 역할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은 통화·외환·금융 정책 전반과 밀접하게 연결된 만큼 정책당국 간 협력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발행 인가, 발행량 관리, 준비자산 기준 설정, 중요 스테이블코인 지정 및 감독 등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한국은행과 재정당국, 금융당국 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재무부, 예금보험공사 등이 참여하는 '스테이블코인 인증심사위원회'라는 협의체를 통해 관련 정책을 조율하고 있다는 점도 사례로 제시했다. 한은은 "미국 사례를 참고해 관련 입법안 마련 시 한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이 참여하는 법정 협의기구를 마련해 스테이블코인 관련 주요 사항을 협의토록 하는 등 정책 협력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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