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맞수 등장] 지상 경쟁서 시작된 자존심 싸움…하늘 넘어 우주까지 확대

  • 0원 입찰로 시작된 현대로템·한화 경쟁 6월 최종 승자 결정

  • 지상 무인차량 넘어 우주까지 확전

아리온스멧과 셰르파 이미지사진챗GPT 생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아리온스멧과 현대로템 HR-셰르파 이미지.[사진=챗GPT 생성]
러시아 월드컵이 열린 2018년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군용 다목적 무인차량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육군이 신속획득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다목적 무인차량(38억원) 사업에서 두 업체 모두 기술 평가를 통과했지만 2020년 본입찰 당시 나란히 0원을 써내 화제가 됐다. 납품 실적을 쌓기 위해 사실상 공짜 제작을 선언한 것이다. 

결국 방위사업청은 전자추첨 방식, 이른바 '가위바위보'로 낙찰자를 선정했다. 결과적으로 현대로템이 사업자로 선정돼 HR-셰르파 2대를 신속 납품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두 기업은 2024년 추가로 추진된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 본입찰에서 다시 맞붙었다. 다만 입찰 공고 이후 평가 과정에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방사청이 각 회사가 제출한 서류 기준으로 성능 확인 평가를 하겠다고 하자 현대로템은 "제안서 수치를 넘어서는 성능까지 인정하고 모든 업체가 동일한 조건에서 실물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고 반발하며 평가를 거부했다.

15일 방산 업계에 따르면 2년간 표류하던 해당 사업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으로 먼저 단독 성능 평가를 마쳤다. 이후 방사청 중재로 현대로템이 이달부터 성능 평가에 참여하면서 다시 경쟁 국면에 돌입했다. 방사청은 성능 평가와 가격 입찰 등을 거쳐 북중미 월드컵이 개막하는 6월 최종 사업자를 발표한다.

이번 사업은 단순 수주를 넘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간 전면전으로 비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천무를, 현대로템은 K2 전차를 주력으로 한다. 그룹 단위로 보면 육·해·공 종합 방산 기업과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간 경쟁 구도다.

현대로템은 실물 평가 기반 기술력에서 소폭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HR-셰르파는 현대모비스의 인휠(In-Wheel) 모터를 적용했다. 각 바퀴에 구동계를 넣어 험지 주행 능력을 높였다. 보병과 함께 다양한 지형을 이동하는 특성상 기동성과 장애물 대응 능력에서 강점을 가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은 민군 협력 과제로 개발된 국내 첫 다목적 무인 차량이다.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등 핵심 기술을 국산화했다. 최고 속도 시속 43㎞, 1회 충전 시 최대 100㎞ 주행이 가능해 기동력에서도 로템과 대등한 역량을 확보했다.

양사 경쟁은 지상 전력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우주 영역으로까지 확장되는 흐름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체계 종합기업으로 우주 산업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로템 역시 재사용 우주발사체용 메탄 엔진 개발에 나섰다.

다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순수 항공우주 사업 분야 매출액은 3350억원으로 전체의 1.25%에 불과하다. 1년 전(1712억원)보다 2배가량 신장했지만 주력 제품인 K9과 천무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계열사인 한화오션 매출도 연결로 반영되면서 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4.99%를 확보하며 우주 사업 기반을 넓혔다. KAI는 항공우주 우주발사체 내구성 확보에 필수적인 산화제와 연료탱크 제작 기술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그래픽아주경제
현대차그룹 소형 자율주행 모빌리티 달 탐사 전용 로버.[그래픽=아주경제]
현대로템 모회사인 현대차그룹은 표면적으로 우주 사업 확대에 선을 긋고 있지만 현대차가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을 추진 중인 만큼 항공 기술과의 접점이 존재한다. 현대차는 2023년에 소형 자율주행 모빌리티 '달 탐사 전용 로버'를 개발하며 사업 영역을 우주까지 확장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오너 결단에 따라 현대차그룹이 방산·우주 영역으로 보폭을 넓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우주 산업의 핵심인 재사용 발사체에 집중하고 있지만 결국은 우주와 지구를 잇는 모빌리티 사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기존 발사체와는 설계부터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 달 탐사가 미래 모빌리티 사업으로 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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