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십 개의 노래, 수십 개의 작품이 탄생한다. 음악·드라마·영화 등이 수없이 많은 매체를 통해 소개되고 있지만 대중에게 전해지는 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노래를 부르고, 연기한 아티스트도 마찬가지. 뛰어난 역량에도 평가 절하되거나, 대중에게 소개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아티스트 돋보기>는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그들의 성장을 들여다보는 코너다. 아티스트에게 애정을 가득 담아낸 찬가이기도 하다. <편집자 주>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음악은 늘 다음 페이지를 남겨둔다. 긴 제목의 곡들은 마치 청춘의 한 장면을 적어놓은 문장처럼 남았고 '꿈의 장'과 '혼돈의 장', 그 사이사이를 채운 외전들은 시기마다 감정들을 엮어내는 챕터가 됐다. 그렇게 쌓인 이들의 디스코그래피는 단순한 앨범 목록을 넘어 소년의 세계가 확장되는 과정을 따라 쓴 한 권의 서사로 읽힌다.
빅히트 뮤직 소속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2019년 3월 4일 데뷔한 5인조 다국적 보이그룹이다. 팀명에는 '서로 다른 너와 내가 하나의 꿈으로 모여 함께 내일을 만들어간다'는 뜻이 담겼다.
'꿈의 장: 스타'가 너를 만난 기쁨과 설렘으로 첫 페이지를 열고 '꿈의 장: 매직'이 함께하는 순간의 마법과 모험으로 그 세계를 넓혔다면 '꿈의 장: 이터니티'는 관계의 균열과 혼란을 끌어안았고 '미니소드1 : 블루 아워'는 낯섦과 경계의 시간을 건넜다. 이어 '혼돈의 장: 프리즈'와 '혼돈의 장: 파이트 오어 이스케이프'는 세계의 습격과 사랑, 욕망과 충동으로 감정의 밀도를 높였고 '미니소드 2: 서즈데이스 차일드'는 첫 이별 이후의 상실과 분노, 체념까지 품으며 소년의 내면을 더 깊은 곳으로 이끌었다. 그렇게 각 장은 흩어지지 않고 맞물렸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음악은 청춘이 세계를 배워가는 기록으로 쌓여왔다.
이들의 서사는 미니 8집 '세븐스 이어: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를 통해 전환점을 맞는다. 지금까지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소년이라는 페르소나와 세계관의 언어로 성장의 감정을 우회적으로 풀어냈다면 이번에는 보다 직접적으로 자신들의 현재를 응시한다. 데뷔 이후 쌓여온 책임감과 기대, 현실 사이의 간극에서 비롯된 혼란, 재계약을 앞두고 느꼈던 불안과 걱정까지. 이번 앨범은 그 내밀한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붙든다. 지금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어떤 자리에 서 있고 어떤 시간을 지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이기도 하다.
다만 서사의 방식이 달라졌다고 해서 이들이 오래 쌓아온 정서의 결까지 달라진 것은 아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정서는 직선적인 힘보다 서서히 번져오는 감각에 가깝다. 이들이 풍기는 섹시함 역시 전면에 내세워지기보다 공기 중에 맴돌다 잔향처럼 남는다. 몽환적인 무드 뒤로 흐르는 서늘한 결, 눅눅하게 젖어 드는 서정성이 겹쳐지며 특유의 분위기를 만든다. '세븐스 이어'와 '가시덤불에 잠시 바람이 멈췄을 때'라는 부제 역시 그런 감각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지난 시간을 '가시'라는 메타포로 붙들고 끝없이 흔들리던 불안과 고통 속에 잠시 찾아온 고요를 불러오는 방식은 이번 앨범에서도 이어진다.
그 감각은 타이틀곡과 수록곡에서도 이어진다. '하루에 하루만 더'는 끝이 보이는 사랑을 붙잡고 싶은 애절함을 노래하지만 그 감정은 단지 연애 서사에 머무르지 않는다. 꿈을 붙잡고 나아가겠다는 의지, 재계약 이후 다시 출발선에 선 팀의 마음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베드 오브 손스'가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노래하고 '소 왓'이 지난 7년의 불안과 고민을 직설적으로 풀어내며 '테이크 미 투 너바나'와 '21세기 로맨스'가 해방과 내면의 신호를 향한 감각을 붙든다. 마지막 트랙 '다음의 다음'에 이르면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그럼에도 내일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남는다. 이번 앨범은 불안과 공허를 고백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 감정을 인정한 뒤 다시 다음 장으로 건너가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 기록에 가깝다.
그래서 이 앨범은 단지 새로운 챕터라는 말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 한 방향을 바라보며 쌓아온 신뢰와 애정, 그 과정에서 마주했을 불안과 흔들림이 이번 앨범 안에서 더 현실적인 결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너와 내가 하나의 꿈으로 모여 함께 내일을 만들어간다'는 팀명의 뜻도 이번에는 한층 더 구체적인 울림을 얻는다.
결국 다음 페이지를 기대하게 만드는 힘은 이 다섯 멤버가 함께 써온 시간에서 나온다. 한때 소년의 성장담처럼 읽히던 이들의 음악은 이제 조금 더 실제의 이름과 마음을 품기 시작했다. 허구의 페르소나를 지나 자신들의 언어에 가까워진 지금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서사는 끝이 아니라 더 안쪽으로 들어간다. 한 권의 책처럼 이어져온 이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그 문장은 이전보다 더 자기 자신에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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