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신라면 열풍] [르포] 도쿄 핫플 점령한 신라면... 현지 입맛 사로잡는다

  • "맵지만 중독적" 하라주쿠 신라면분식 월 4500인분 불티

  • 매운 라면=신라면 공식 안착, 제2의 브랜드로 너구리 육성

도쿄 하라주쿠 신라면분식 팝업 매장이 입장하려는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농심
도쿄 하라주쿠 '신라면분식' 팝업 매장이 입장하려는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농심]

출시 40주년을 맞은 농심 신라면이 '가장 한국적인 매운맛'을 무기로 일본 시장의 심장부를 공략하고 있다. 과거 한인 타운이나 일부 수입 코너에 머물렀던 K-라면은 이제 도쿄 최고의 핫플레이스인 하라주쿠와 대형 테마파크를 점령하며 현지 식문화의 주류로 급부상했다.

지난 15일 도쿄 하라주쿠에 위치한 '신라면 분식'. 영업 시작과 동시에 1020세대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쉴 새 없이 밀려들었다. 이곳은 단순히 라면을 파는 식당이 아니라, 한국의 '한강 라면'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콘텐츠 공간이다. 방문객들은 설레는 얼굴로 매대 앞에서 라면을 신중하게 골라 키오스크에서 토핑을 추가하고, 즉석조리기로 향했다.

도쿄 한복판에서 이른바 ‘한강 라면’ 기계가 열을 맞춰 돌아가는 풍경은 생경하면서도 활기찼다. 조리 기계 앞에 선 현지인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다가 이내 조리가 시작되자 감탄사와 함께 스마트폰을 꺼내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라면을 영상으로 남겼다.

현장에서 만난 도야마 마미(40)씨는 "작년에 한국 드라마를 보고 라면을 처음 접한 뒤 고소한 신라면 툼바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가 됐다"며 "이제는 매운맛 하면 신라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도쿄 여행 중이라는 호주 출신 윌(25)씨는 "고향에서 먹어본 적 있어 신라면을 알고 있다"며 "맵지만 정말 맛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도쿄 출신 토야마 씨와 아키코 씨가 신라면 툼바를 먹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왼쪽부터 도쿄 출신 도야마씨와 아키코씨가 신라면 툼바를 먹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이곳에 있는 50여 개 좌석은 늘 가득차고, 주말에는 긴 대기줄이 늘어선다고 매장 관계자는 전했다. 그는 "월 판매량이 4500인분에 달하고 매출이 높은 날은 하루 1억원에 달하기도 한다"며 "당초 1년 한정 팝업이었으나 인기가 너무 좋아 운영 기간을 연장했다"고 귀띔했다.

이러한 체험형 마케팅은 도쿄 근교의 유명 테마파크 ‘후지큐 하이랜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롤러코스터 탑승객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이곳의 푸드코트에서는 신라면과 너구리를 활용한 이색 컬래버 메뉴 판매가 한창이었다. 고기된장과 견과류를 더해 5단계 맵기 조절이 가능한 '신라면 탄탄면', 온천 달걀과 이탈리아산 치즈를 얹은 '신라면 툼바 파스타', 굴소스로 볶은 해산물을 가득 넣은 '너구리 해물라면' 등 현지 입맛을 정조준한 메뉴들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요리에 신라면의 매운맛을 접목시켜 친숙하게 다가가는 전략이다. 실제로 농심은 후지큐 하이랜드 외에도 일본의 유명 외식 체인인 ‘야키니쿠킹’, ‘샤브요’, ‘태양의 토마토라멘’ 등과 손잡고 신라면을 활용한 이색 메뉴를 선보이며 현지인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16일 도쿄 선샤인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코리아엑스포 도쿄’ 농심 부스가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농심
지난 16일 도쿄 선샤인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코리아엑스포 도쿄’ 농심 부스가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농심]

농심은 신라면의 성공 방정식을 이어받을 제2의 주자로 '너구리'를 낙점했다. 도쿄에서 열린 '2026 코리아 엑스포' 현장은 이를 본격화하는 출발점이었다. 농심은 지난해보다 10배 가까이 커진 100평 규모 부스를 조성하고 ‘너구리의 라면가게’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현장에서 너구리 시식에 나선 이토우(50)씨는 "X(옛 트위터)를 보고 어머니와 함께 왔다"며 "면이 정말 쫄깃하고 맛있어서 앞으로 자주 사 먹을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이번 엑스포에서 너구리를 처음 접했다는 도모요(30대)씨는 "캐릭터가 너무 귀엽고 신라면보다 덜 매워 먹기 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농심 부스에는 인파가 몰리며 준비한 너구리 시식 세트 900여 개가 소진됐고, 일본 유통 대기업과의 비즈니스 미팅도 10여 건이 성사되는 등 현지 바이어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정영일 농심재팬 책임은 "너구리의 경우 둥글고 귀여운 캐릭터 덕분에 한국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지도와 호기심이 높다"며 "너구리를 신라면에 이은 제2 파워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이번 코리아엑스포를 첫 오프라인 마케팅 무대로 삼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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