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한항공, 조종석 승진문 좁힌다…기장 승격 17% 감축

  • 부기장 인력 부족이 원인…"군 경력 3분의 1토막"

  • 승진 적체 심화 우려↑…아시아나와 통합 전 정비?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부기장의 기장 승격 인원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종 인력의 원활한 운용을 위한 조치이지만, 당장 기장 승급을 앞둔 조종사 사이에서는 승진 적체 우려와 함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연말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앞두고 조종 인력 체계를 선제 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6일 산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연간 기장 승격 인원을 144명에서 120명으로 17% 안팎 감축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기존에는 한 달에 부기장 12명이 기장으로 승진할 수 있었지만 이 인원을 10명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이 기장 승격 인원을 축소하고 나선 배경엔 부기장 인력 부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기를 운항할 때 통상 기장과 부기장을 동일한 수로 투입해야 하는데, 부기장이 기장으로 승격할수록 부기장 인력 공백이 커진다는 게 이유다.

최근 신규 부기장 인력 확보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도 이런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간 항공사로 이동할 수 있는 군 경력 조종사 규모가 예년보다 줄어든 점이 변수가 됐다. 학군사관후보생(ROTC), 학사장교 등 비(非)공군사관학교 출신 비행기(고정익) 조종 장교의 의무복무 기간은 2015년 7월 1일 이후 임관자부터 기존 10년에서 13년으로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들의 전역 시점이 2028년 하반기 이후로 밀리기 시작했다.

항공사들은 이 여파로 올해 군 경력 조종사 수급 여건이 한층 빠듯해졌다고 본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군 경력으로 들어오는 부기장 인원이 예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신규 부기장을 공급하는 주요 경로 중 하나가 막히며 대한항공 부기장 인력 운용 부담이 가중된 셈이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은 사측 방침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배정 인원이 줄어든 만큼 기장 승격 요건을 갖추더라도 부기장으로 더 오래 머물러야 하는 건 물론 향후 승진 적체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기장 승격 인원 축소를 얘기하진 않고 있지만, 추후 통합 항공사 출범에 따른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앞두고 조종 인력 운용 체계에 대한 선제적 정비에 나섰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연말 통합 항공사 출범 전 양사 기재와 인력 등 재배치가 불가피해 기장 승격 규모를 조절하는 등 통합 후 조종석 운영 부담을 미리 관리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대한항공은 합병 이후 적용할 인사(HR) 관련 통합 설명회를 직무별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조종사는 시니어리티(연공서열) 통합에 따른 기장 승급 지연 등 이슈가 쟁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장 승격 연한을 충족한 대상자가 계속 나오는 것에 반해 부기장 체류 기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며 "통합 전 조종사 시니어리티 문제와 맞물려 내부 불만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