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상승에 회사채·대출까지…기업 '이중 압박' 가시화

  • 중동 리스크에 금리 상승세…회사채 발행 부담↑

  • 기업대출까지 오름세…자금조달 비용 전방위 압박

사진제미나이가 생성한 이미지
[사진=제미나이가 생성한 이미지]

국채금리 상승 여파가 회사채와 기업대출 금리로 빠르게 확산되며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채권 발행과 은행 대출 모두 비용이 오르면서 기업들이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1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371%, 10년물 금리는 4.2bp 상승한 연 3.717%로 마감했다.

이번 금리 상승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물가 불안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 기대에도 긴장 국면이 이어지면서 시장은 물류망 차질과 에너지 가격 변동성 장기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고물가 고착화 우려가 국고채 금리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국고채 금리는 회사채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만큼 상승세가 이어질수록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함께 높아진다. 실제 회사채 금리는 지난해 말 연 3.476%에서 이달 17일 4.037%로 급등하며 부담이 가시화되고 있다.

회사채 시장이 경색 조짐을 보이자 기업들은 은행 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1387조원으로 전월 대비 7조8000억원 증가하며 3개월 연속 확대됐다. 이는 기업들이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대출 의존도를 높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대출 부담 역시 빠르게 커지는 상황이다. 은행 대출 금리는 국채금리를 비롯한 시장금리에 연동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기준 은행권 기업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연 4.20%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0.04%포인트 오른 4.13%,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0.07%포인트 상승한 4.28%로 집계됐다.

금융권에서는 금리 상승 압력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국고채 금리가 중동 전쟁 영향으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작년 상당 기간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주요 중앙은행들이 정책 방향을 조정하면서 시장의 재평가가 이뤄졌다”며 “한국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와 물가 흐름에 따라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면 기업들은 투자 확대보다 유동성 확보와 부채 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이는 설비투자와 고용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 둔화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여기에 물가 상승 압력과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고, 석유류 물가는 9.9%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는 만큼 원가와 금융비용이 동시에 상승하는 환경이 기업 수익성과 실물경제 전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장 변동성이 실물경제 위기로 전이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며 시장에서 위기론까지 거론되고 있다”며 “미·이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단기자금 시장 경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정책당국이 회사채 시장 안정화 방안을 사전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