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검색 시장이 중대한 변곡점에 들어섰다. 오랜 기간 네이버가 지배해온 구도가 AI 기술 확산과 함께 흔들리고 있다. 구글은 최신 AI 기능을 탑재한 ‘제미나이 인 크롬’을 한국 시장에 내놓았고, 네이버는 AI 탭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톡 안에 AI 검색을 넣으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검색의 주도권을 둘러싼 새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동안 한국 검색 시장은 특수성이 강했다. 한국어 처리 능력, 지역 정보, 카페·블로그·쇼핑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 연계에서 네이버는 강력한 우위를 유지해 왔다. 시장조사업체 집계에서 네이버 점유율이 60%대를 웃돌고 일시적으로 70%를 넘긴 것도 이런 기반 덕분이다.
그러나 AI 시대의 경쟁 공식은 과거와 다르다. 단순히 링크를 많이 보여주는 검색에서 이용자의 질문 의도를 이해하고, 정보를 요약·비교·추천하는 형태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네이버도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AI 탭을 통해 뉴스, 블로그, 카페 등 자사 생태계의 방대한 콘텐츠를 종합하고 대화형 검색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은 현실적이다. 특히 한국어 데이터와 국내 사용자 이해도는 네이버의 분명한 자산이다. 다만 익숙한 시장 지위에 안주해선 안 된다. 이용자가 원하는 것은 점유율 1위 사업자가 아니라 가장 정확하고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다.
카카오의 움직임도 눈여겨봐야 한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안에 AI 검색이 자리 잡으면 검색의 출발점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친구와 대화하다 궁금한 점을 즉시 해결하는 방식은 포털 방문형 검색과 다른 흐름이다. 검색 시장이 단일 플랫폼 경쟁에서 다중 생활 플랫폼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이번 경쟁은 기업 간 승부를 넘어 한국 디지털 산업 전체와도 직결된다. 국내 기업이 AI 검색 경쟁에서 밀리면 광고 시장, 콘텐츠 유통, 데이터 주권, 기술 인재 확보까지 연쇄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토종 기업이 경쟁력을 증명하면 한국어 기반 AI 생태계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정책 당국의 역할도 중요하다. 특정 기업 보호가 아니라 공정 경쟁 환경 조성이 원칙이어야 한다. 데이터 활용 기준, 저작권 질서, 알고리즘 투명성, 허위정보 대응 체계를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 시장은 혁신으로 경쟁하고 국가는 질서로 뒷받침해야 한다.
네이버의 70% 점유율은 과거 성적표일 뿐이며 미래 보증수표가 아니다. AI 시대 검색 시장은 이제 다시 출발선에 섰다. 지켜야 할 것은 과거의 왕좌가 아니라 미래의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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