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MBK의 공작기계 업체 인수 제동...'안보 기업' 지키기 글로벌 기조 확산

  • 일본 정부, 공작기계 '이중용도' 안보 핵심 업종 판단

  • MBK, 국내서도 핵심기술 유출 우려에 두산공작기계 매각 제동

  • 고려아연 둘러싸고 한·미 정치권 공급망 안정성 우려도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202601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2026.01.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두산공작기계 해외 매각 시도로 국가핵심기술 유출 우려를 일으켰던 사모펀드(PE) MBK파트너스가 같은 이유로 일본 정부로부터 기업 인수를 중단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MBK·영풍이 진행 중인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향후 전개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MBK가 추진 중인 일본 공작기계 업체 '마키노후라이스제작소' 인수 계획에 대해 외환관리법에 근거한 중단 권고를 내렸다.

공작기계는 군사용과 민간용 모두에 활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물자에 해당해 외환관리법상 '핵심 업종'으로 지정돼 있다. 이에 따라 해외 투자자가 지분을 취득할 경우 사전에 일본 정부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일본 정부는 해당 인수와 관련해 마키노가 제작하는 공작기계는 군사적 활용 가능성이 높은 민감 물품이고 미사일, 잠수함 등 방위장비 전반에서 폭넓게 활용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중단 권고를 내렸다. 중단 권고를 받은 기업은 10일 이내에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이를 거부할 경우 일본 정부는 중단 명령까지 내릴 수 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22일자로 투자 중단 권고를 한 것은 사실"이라며 "국가 안보를 해치는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심의회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기술 유출에 예민하게 대응하는 배경에는 40년 전 발생한 '도시바 기계 코콤 위반 사건'이 있다. 일본 기업이 구소련에 고성능 공작기계를 부정 수출해 소련 잠수함의 기술 향상에 기여한 사건이다.

이번 일본 정부의 결정은 핵심기술과 함께 방산·희토류·핵심광물·광산 등 전략 산업·물자를 둘러싼 글로벌 규제 강화 흐름에 부합하는 조치다.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은 경제 안보를 이유로 핵심기술과 전략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영향력 확대를 제한하는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MBK가 결성한 펀드에 중국·중동 등 자본이 포함된 점도 일본 정부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공산이 크다. 

MBK의 핵심기술 해외 매각 우려는 과거 국내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MBK는 지난 2019년 두산공작기계의 중국 매각을 추진했으나, 고정밀 5축 머시닝센터 설계·제조 기술 등 국가핵심기술 유출 우려로 한국 정부 반대에 부딪히며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외 매각 시도 역시 성사되지 않아 결국 2021년 국내 기업인 디티알오토모티브에 매각됐다.

한국에 이어 일본 정부도 MBK의 인수·매각에 제동을 걸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관련 논란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국가핵심기술과 첨단전략기술을 토대로 핵심광물 생산을 담당하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인수 주체에 따라 공급망 안정성과 국가 기간산업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 테네시주 제련소 건설을 계기로 한미 공급망 협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한국뿐 아니라 미국 정치권에서도 MBK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시도를 예의 주시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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