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암호학자 할 피니(Hal Finney)와 렌 사사만(Len Sassaman)을, 다른 한쪽에서는 애덤 백(Adam Back)을 유력 창시자 후보로 지목하면서다. 다만 당사자들은 이를 부인했거나 이미 사망해 사실 확인은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암호학자 할 피니와 렌 사사만이 사토시라는 주장이 나온다. 탐사기자 윌리엄 D. 코한과 사설 탐정 타일러 마로니는 지난 22일 다큐멘터리 'Finding Satoshi(사토시를 찾아서)'를 공개하며 사토시가 한 명이 아닌 두 사람이 함께 만든 가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채굴 데이터와 사토시의 온라인 활동 메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토시의 주요 활동 시간이 미국 서부시간 기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에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패턴과 가장 잘 맞는 인물이 할 피니와 렌 사사만이었다고 설명했다.
다큐는 이들의 역량을 근거로 제시했다. 코딩에 능숙한 천재인 할 피니가 C++ 기반 코드 구현을 맡고, 사사만이 9쪽 분량의 비트코인 백서와 게시글 등 문서 작업을 담당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할 피니는 사토시로부터 최초의 비트코인을 전송 받은 인물로 알려져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더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사망한 상황이라서 가설의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할 피니는 과거 벤저민 월리스라는 저자가 연락했을 때 "앞으로 살날도 얼마 안 남은 입장에서 비트코인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면 얼마나 좋겠어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당시 그는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이었다. 사사만 역시 사토시가 공개 활동을 중단한 2011년에 세상을 떠났다.
다큐 제작진은 두 사람이 모두 사망했다는 점이 오히려 '움직이지 않는 사토시의 비트코인'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사토시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트코인 가치는 약 1276억 달러에 달하지만 한 번도 이동한 적이 없다.
뉴욕타임스는 애덤 백 지목…"독특한 표현·글쓰기 습관이 근거"
반면 뉴욕타임스의 저명한 탐사보도 전문기자 존 캐리루는 지난 8일 보도를 통해 애덤 백이 사토시라고 지목했다. 그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터넷 게시물 수천 건과 이메일 기록을 분석한 끝에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근거는 글쓰기 습관이다. 사토시와 백 모두 'double-spending'처럼 불필요한 하이픈을 넣고, 반대로 'file sharing', 'noun based'처럼 필요한 곳에는 생략하는 독특한 패턴을 보였다는 것이다. 영국식·미국식 철자를 혼용하는 방식과 "글쓰기보다 코딩을 더 잘한다"는 표현도 유사했다.
비트코인의 핵심 개념을 백이 먼저 구상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그는 1990년대 후반부터 암호기술로 정부의 감시를 피하려는 '사이퍼펑크' 활동에 깊이 관여했고 비트코인의 기반 기술로 평가받는 '해시캐시'를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백은 자신이 사토시라는 주장을 부인했다. 백은 자신의 엑스(구 트위터)에 "나는 사토시가 아니다"라며 "그러나 암호화, 온라인 개인정보 보호, 전자화폐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일찍부터 주목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1992년부터 가상화폐와 개인정보 보호 기술에 대한 응용 연구에 적극 참여했고, 이것이 해시캐시(1997년 비트코인 핵심기술의 기초가 된 기술) 등의 아이디어로 이어졌다"고 해명했다.
뉴욕타임스가 제시한 증거들에 대해서도 "우연의 일치와 비슷한 경험·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사용하는 유사한 표현들의 결합"이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영어식 표현과 영국식 표현을 혼용해 사용하는 습관은 상당수의 사람들이 가진 습관이기도 하다. 백은 이전에도 사토시로 추정된 적 있지만 매번 부인해왔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사토시의 정체를 굳이 밝히려 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다. 중앙에 통제 받지 않는 탈중앙화가 비트코인의 핵심 가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캐나다 개발자 피터 토드 역시 일전에 사토시로 지목 됐을 때 "네, 제가 사토시 나카모토입니다"라고 답한 적 있다. 사생활 보호를 요구하는 사토시에게 연대의 표시로 "나는 사토시다"라는 주장을 펼치는 것이다. 결국 베일에 싸인 사토시의 정체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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