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나란히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중동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과 물가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경기 둔화 우려도 커지면서 주요 통화당국이 일단 관망에 무게를 둔 모습이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ECB는 이날(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예금금리 연 2.00%, 기준금리 2.15%, 한계대출금리 2.40%를 모두 유지하기로 했다. ECB는 "최근 정보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기존 평가에 대체로 부합하지만 물가 상방 리스크와 경제성장 하방 리스크는 더 커졌다"고 밝혔다.
유로존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0%로 전월 2.6%에서 상승했다. 반면 1분기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1%에 그쳤다. 고물가와 저성장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셈이다.
ECB는 전쟁이 인플레이션과 경제 활동에 미칠 영향이 에너지 가격 충격의 강도와 지속 기간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전쟁이 길어지고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수록 물가와 성장에 미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ECB가 향후 12개월 동안 예금금리를 세 차례 인상해 2.7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영국도 같은 날 기준금리를 연 3.75%로 동결했다. 잉글랜드은행 통화정책위원 9명 가운데 8명이 동결을 지지했고 1명은 4.00%로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로 중앙은행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고 있다. 잉글랜드은행은 "중동 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가격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며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잉글랜드은행은 에너지 가격 충격의 강도에 따라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최악의 경우 물가 상승률이 내년 초 6.2%까지 오를 수 있으며 이 경우 강력한 통화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봤다.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이번 동결에 대해 "경제 상황과 중동 상황의 예측 불가능성을 고려할 때 합리적"이라며 향후 전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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