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사업이 시험대에 올랐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마일리지 항공권의 실질 부담이 커지면서 핵심 가치가 흔들리는 가운데, 항공사들도 제도 개편에 나서면서 사업 구조 재정비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전일본공수(ANA)와 일본항공(JAL)은 1일 발권분부터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대폭 인상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봉쇄에 따라 항공유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일본발 유럽 노선(편도 기준)의 경우 ANA는 3만 1900엔, JAL은 2만 9000엔이던 할증료를 양사 모두 5만 6000엔으로 올렸다. 일부 노선은 두 배 가까운 인상이다.
문제는 이 부담이 마일리지 이용에도 그대로 전가된다는 점이다. 예컨대 6월 도쿄~런던 왕복 이코노미 마일리지 항공권을 이용하려면 기존에는 약 5만 5000마일에 더해 약 10만 엔을 추가로 냈지만, 현재는 약 15만 엔을 부담해야 한다. 마일리지를 사용해도 현금 지출이 크게 늘면서 ‘보너스 항공권’의 매력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
마일리지 프로그램은 원래 항공사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었다. 1990년대 도입 이후 항공 이용 거리 등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해 항공권으로 교환할 수 있게 하면서 가입자를 빠르게 늘렸다. ANA의 경우 도입 7년 만에 회원 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이후 마일리지는 항공사를 넘어 금융·유통 등 다양한 산업과 결합하며 하나의 수익 구조로 확대됐다. 카드사나 보험사 등이 마일리지를 사들여 고객 혜택으로 제공하는 방식이 자리 잡았고, 항공편 이용 없이도 마일리지를 모아 여행을 떠나는 소비자도 늘어났다.
하지만 ‘적립’만 늘리고 ‘사용’이 막히면 이 구조는 유지되기 어렵다. 최근에는 비즈니스·퍼스트 클래스 중심으로 마일리지 항공권 좌석 공급이 줄어들면서 “마일리지가 있어도 예약이 어렵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유류할증료 부담까지 겹치면서 닛케이는 마일리지의 체감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항공사들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ANA는 2028년도부터 상급 회원용 카드 혜택 조건을 강화해 전년 1년간 ANA 카드·스마트폰 결제액이 300만 엔 미만이면 라운지 이용 등 일부 특전을 제한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한 번 자격을 취득하면 연회비만 내면 혜택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소비 실적이 요구되는 구조로 바뀐다. 일본에서 '마일 수행'으로 불리는 상급 회원 자격 획득 문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마일리지 사업 확대 전략도 계속되고 있다. JAL은 최근 마일리지 적립처를 늘리기 위해 인터넷 전문 생명보험사 라이프넷생명에 출자하고,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보험 상품 개발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사용 가치가 떨어지면 아무리 적립 기회를 늘려도 고객 유인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관건은 마일리지의 ‘사용 가치’를 되살리는 것이다. 항공사들은 저비용항공사(LCC)나 비항공 서비스 등으로 사용처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마일리지 항공권의 매력 회복 없이는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 유가 급등이라는 외부 변수까지 가세하면서, 일본 항공사들이 30여 년에 걸쳐 구축해온 마일리지 사업은 구조적 전환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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