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결합, 사법 리스크와 DLF 사태의 부담, 노사 갈등과 조직 안정이라는 난제를 거치며 그는 관리자의 시험을 통과했다. 그러나 AI 시대의 기업가정신 관점에서 더 중요한 것은 그 이후다. 함영주는 안정된 은행 수익에 머물지 않고 100조 원 규모의 생산적·포용 금융, 민간 벤처모펀드, 디지털 자산,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금융 인프라로 시선을 돌렸다. 이는 단순한 성장 전략이 아니라 하나금융을 ‘은행 중심 조직’에서 ‘미래 산업의 마중물 자본’으로 바꾸려는 시도다. 물론 위험은 작지 않다.
하나금융은 여전히 은행 의존도가 높고, 디지털 자산은 제도적 불확실성이 크며, 생산적 금융은 실행의 질로 검증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함영주 리더십의 특징은 분명하다. 그는 안정된 성 안에 머무르지 않고 불확실성의 바깥으로 나가려 한다. 하나금융이 관리 금융을 넘어 도전 금융으로 진화할 수 있는가. 이것이 함영주 편의 질문이다.
[관리 금융의 벽을 넘어 판단 금융으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평가할 때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장면은 ‘어쩌다 은행장’이라는 별명이다. 고졸 출신으로 야간대학을 다녔고, 현장에서 성장했으며, 조직 안에서는 소탈한 영업맨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이 표현은 그의 리더십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오히려 그의 진짜 의미는 보수적인 금융 조직 안에서 관리자의 길을 걸어온 사람이 어느 순간 판단의 리더로 이동했다는 데 있다.
금융에서 판단이란 단순한 결재가 아니다. 이미 안전성이 확인된 곳에 돈을 넣는 것은 판단이 아니라 관리에 가깝다. 반대로 아직 검증되지 않은 산업, 실패 가능성이 높은 영역, 제도와 시장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분야에 자본을 먼저 배치하는 것은 기업가적 판단이다. 프랭크 나이트가 말한 불확실성의 감수는 바로 이 지점에서 금융 리더십과 만난다.
함영주 리더십의 출발점은 내부 통합이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 단순한 조직 합병이 아니었다. 급여, 인사, 문화, 전산, 노조, 고객 기반이 모두 달랐다. 통합은행장은 외형상 하나의 조직을 이끄는 자리였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두 금융 문화를 화학적으로 결합해야 하는 자리였다. 그는 이 과정에서 현장을 돌고, 직원들과 부딪히고, 갈등을 흡수했다. 금융 리더십에서 통합은 가장 어려운 관리의 시험이다.
그러나 오늘의 함영주를 단순한 통합형 리더로만 보면 부족하다. 그가 회장으로서 보여준 더 중요한 선택은 안정의 내부 관리에 머무르지 않고 생산적 금융과 디지털 자산이라는 불확실한 영역으로 자본을 이동시키려 했다는 점이다. 100조 원 규모의 생산적·포용 금융 프로젝트, 민간 벤처모펀드 조성, 디지털 자산 태스크포스, 스테이블코인 기업과의 접촉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금융을 관리의 산업에서 판단의 산업으로 옮기겠다는 시도다.
물론 이 전환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하나금융의 수익 구조는 여전히 은행 중심이다. 안정적인 이자이익은 그룹의 버팀목이지만 동시에 약점이기도 하다. 은행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수익의 안정성을 뜻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의 한계를 뜻한다. 함영주의 선택은 바로 이 모순 위에서 이뤄졌다. 안정적인 은행 수익을 버릴 수는 없지만, 그것만으로는 AI 시대 금융의 미래를 만들 수 없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그의 리더십은 공격형 혁신가라기보다 균형형 전환가에 가깝다. 내부는 안정시키고, 외부 자본 배분은 미래로 밀어 넣는 방식이다. 이는 화려한 혁신 구호보다 훨씬 어려운 길이다. 금융회사는 실패하면 안 되는 조직이지만, 미래 산업은 실패 없이는 열리지 않는다. 이 두 세계를 동시에 붙드는 것이 함영주 리더십의 본질이다.
[100조 생산적 금융, 불확실성에 자본을 던진 결정]
함영주 회장의 리더십을 기업가정신의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장면은 100조 원 규모의 생산적·포용 금융 프로젝트다. 숫자가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돈이 어디로 향하느냐다. AI, 바이오, 벤처, 첨단산업, 신성장 분야로 자본을 이동시키겠다는 선언은 기존 금융의 안전한 문법과 다르다.
한국 금융은 오랫동안 담보와 부동산에 익숙했다. 부동산은 평가가 가능하고, 담보가 있으며, 규제 틀도 명확하다. 반면 AI와 바이오, 벤처는 다르다. 기술의 성패를 예측하기 어렵고, 사업화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며, 실패 확률도 높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가장 피하고 싶은 영역이다. 그러나 국가 경제 입장에서는 바로 그 영역에 자본이 들어가야 미래가 열린다.
이 점에서 함영주의 생산적 금융은 나이트식 기업가정신에 가깝다. 계산 가능한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계산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 수익 의존도가 높은 하나금융이 이런 방향을 택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기존 수익 구조가 안정적일수록 조직은 변화를 미룬다. 지금도 돈을 벌고 있는데 왜 위험한 곳으로 가야 하느냐는 질문이 내부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함영주의 판단은 바로 그 내부 관성을 넘어서는 데 있었다.
다만 생산적 금융은 선언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핵심은 자금의 실제 집행이다. 100조 원이라는 총량보다 중요한 것은 어느 산업에, 어떤 방식으로, 어느 단계의 기업에, 어느 정도의 손실 가능성을 감수하며 들어갔는가다. 초기 기업에 들어갔다면 기업가정신에 가깝고, 이미 검증된 대기업 프로젝트에 들어갔다면 관리 금융의 연장일 수 있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의 진짜 평가는 향후 3년에서 5년 동안 자본 배분의 질로 판가름 날 것이다.
함영주 리더십의 강점은 생산적 금융을 단순 대출 확대가 아니라 그룹 구조 개편과 연결하려 했다는 점이다. 투자·생산적금융 부문을 세우고, 비은행과 자본시장 기능을 강화하려 한 것은 금융그룹의 수익 원천을 바꾸려는 시도다. 은행 중심의 이자 수익에서 투자, 자산관리, 벤처, 디지털 금융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는 위험도 크다. 생산적 금융은 정치적 구호와 쉽게 섞인다.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추는 것은 필요하지만, 금융회사의 독립적 판단이 사라지면 생산적 금융은 관치금융으로 변질될 수 있다. 함영주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가 원하는 곳에 돈을 넣는 것이 아니라, 금융회사가 스스로 산업의 가능성을 읽고 자본을 배치하는 능력이다. 바로 여기서 판단 금융의 진짜 수준이 드러난다.
결국 100조 원 프로젝트는 하나금융의 성장 전략이면서 한국 금융 전체에 던지는 질문이다. 금융은 여전히 안전한 담보 뒤에 숨어 있을 것인가, 아니면 실패 가능성을 감수하고 미래 산업의 마중물이 될 것인가. 함영주의 선택은 후자에 가깝다. 그러나 선택이 곧 성과는 아니다. 이제 남은 것은 실행의 질이다.
[책임의 리더십, 사법 리스크와 조직 안정의 갈림길]
AI 시대 금융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책임이다. AI가 분석하고, 시스템이 위험 신호를 보여주고, 데이터가 여러 시나리오를 제시하더라도 마지막 결정은 사람이 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시스템 뒤에 숨는 리더와 자기 이름으로 설명하는 리더는 전혀 다르다. 금융의 신뢰는 바로 이 차이에서 나온다.
함영주 회장은 재임 기간 내내 사법 리스크와 규제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채용 관련 논란, DLF 사태, 금융당국 제재 문제는 그의 리더십을 끊임없이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조직의 책임을 개인의 이름으로 감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정감사장에서 자신이 행장으로서 지시하고 책임졌다고 말한 장면은 금융 리더십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다. 보통 조직의 리스크가 터지면 책임은 아래로 내려가고, 명분은 위로 올라간다. 함영주는 적어도 그 순간에는 반대로 행동했다.
물론 이것만으로 모든 논란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 리더의 책임은 말로 끝나지 않는다. 제도와 문화로 남아야 한다. DLF 사태는 한국 금융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상품을 판 직원도 상품의 위험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고, 고객은 설명을 들었지만 본질을 알기 어려웠으며, 회사는 판매 실적과 리스크 관리 사이에서 균형을 잃었다. 이것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시스템의 실패였다.
함영주 리더십의 평가는 이 실패 이후 무엇을 바꿨는가에서 갈린다. 소비자보호위원회 신설과 통합관리시스템 구축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패를 개인 문제로 덮지 않고 제도적 장치로 전환하려 했기 때문이다. 기업가정신은 성공한 결정만을 뜻하지 않는다. 실패를 학습으로 바꾸는 능력 역시 기업가정신이다. 특히 금융에서는 이 능력이 더 중요하다.
그럼에도 과제는 남는다. 소비자 보호는 위원회 하나로 해결되지 않는다. 금융상품 설계, 판매, 설명, 사후관리, 보상 체계가 모두 바뀌어야 한다. 특히 실적 중심 영업 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다면 같은 문제는 다른 이름으로 반복된다. 함영주가 진정한 구조적 기업가정신을 보여주려면 소비자 보호를 규정이 아니라 영업 문화로 정착시켜야 한다.
이 지점에서 그의 ‘덕장형 리더십’은 장점이자 한계가 된다. 현장을 돌고, 직원들과 스킨십을 하고, 갈등을 흡수하는 능력은 통합의 시대에는 강점이다. 그러나 AI와 디지털 자본의 시대에는 따뜻한 리더십만으로 부족하다. 책임의 위치를 명확히 하고, 의사결정의 기록을 남기며, 실패했을 때 책임이 어느 선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제도화해야 한다.
함영주의 책임 리더십은 분명 한국 금융권에서 보기 드문 면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다음 세대에도 작동하려면 개인의 품성에 기대서는 안 된다. 시스템으로 남아야 한다. AI 시대의 책임은 선의가 아니라 구조다.
[벤처모펀드와 디지털 자산, 마중물 자본의 시험대]
슘페터는 기업가를 새로운 조합을 수행하는 사람으로 봤다. 금융 리더는 직접 기술을 발명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술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자본을 먼저 배치한다. 이때 금융은 창조적 파괴의 촉매가 된다. 함영주가 추진한 민간 벤처모펀드와 디지털 자산 전략은 바로 이 관점에서 읽어야 한다.
한국 벤처 생태계의 문제는 돈이 전혀 없다는 데 있지 않다. 문제는 자본의 시간표다. 벤처기업은 성장까지 오래 걸리지만, 투자 자금은 짧은 회수 기간을 요구한다. 이 시간의 불일치가 혁신을 막는다. 기업은 더 긴 호흡의 자본을 필요로 하지만, 시장은 빠른 회수를 요구한다. 함영주가 민간 자본 중심의 벤처모펀드를 추진한 것은 이 병목을 겨냥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금융그룹이 벤처 생태계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은 단순 투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은행의 돈은 보수적이다. 그래서 은행 계열 금융그룹이 벤처에 장기 자본을 공급한다는 것은 조직 내부의 리스크 인식을 바꾸는 일이다. 실패를 전제로 한 자본, 시간을 견디는 자본, 아직 검증되지 않은 기술을 기다리는 자본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디지털 자산 전략도 마찬가지다.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 블록체인 기반 결제와 송금은 아직 제도적 불확실성이 크다. 한국에서는 규제와 법제 논의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고, 글로벌 시장 역시 변동성이 크다. 보수적 금융회사라면 이런 영역을 관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함영주는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기업들과 접촉하고, 디지털자산 TF를 통해 미래 금융 인프라로 접근하려 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상자산 가격이 아니다. 핵심은 금융 인프라다. 스테이블코인은 투기 자산이 아니라 국경 간 결제, 송금, 기업 간 정산, 토큰증권 결제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만약 이 흐름이 본격화된다면 전통 금융회사는 단순 계좌 관리자가 아니라 디지털 가치 이동의 플랫폼 사업자가 되어야 한다. 함영주의 디지털 자산 행보는 이 가능성을 본 것이다.
그러나 위험도 분명하다. 디지털 자산은 아직 신뢰의 산업이 되지 못했다. 규제는 불확실하고, 기술은 빠르게 변하며, 사고가 나면 금융회사 평판에 치명적이다. 따라서 이 분야에서 필요한 것은 과감한 진입이 아니라 통제된 실험이다. 함영주가 진짜 기업가적 금융 리더인지 여부는 여기서 갈린다. 무작정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설계하고, 책임 범위를 정하고, 고객 보
호 장치를 갖춘 뒤 미래 인프라를 선점해야 한다.
마중물 자본은 아름다운 말이지만 위험한 말이기도 하다. 마중물은 반드시 물이 나올 때 의미가 있다. 물이 나오지 않으면 먼저 부은 물도 사라진다. 함영주의 벤처와 디지털 자산 전략은 아직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다만 적어도 그는 남들이 다 간 뒤에 따라가는 금융이 아니라, 불확실한 길목에서 먼저 판을 보려는 금융을 시도하고 있다.
[안정 속 도약의 딜레마, 함영주 리더십의 남은 과제]
함영주 리더십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안정과 도약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는 인사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선택을 해왔다. 현장 경험과 내부 질서를 중시하고, 그룹의 핵심 축을 갑자기 흔들기보다 기존 체제를 활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전략에서는 생산적 금융, 벤처모펀드, 디지털 자산, 글로벌 협력처럼 공격적인 선택을 병행했다.
이것은 모순처럼 보이지만 금융에서는 자연스러운 긴장이다. 금융회사는 혁신 기업이면서 동시에 신뢰 기관이다. 지나치게 보수적이면 미래를 놓치고, 지나치게 공격적이면 신뢰를 잃는다. 함영주는 내부는 안정시키고 외부 자본 배분은 미래로 열어두는 이원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략은 장점이 있다. 조직의 저항을 줄이면서 변화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하나금융처럼 은행 중심 수익 구조가 강한 그룹에서는 급격한 변화보다 단계적 전환이 현실적이다. 그러나 약점도 있다. 변화의 속도가 느려질 수 있고, 조직 내부의 보수성이 전략 실행을 지연시킬 수 있다. 말은 미래로 향하지만 실제 돈은 여전히 과거에 머무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함영주에게 남은 가장 큰 과제는 세 가지다. 첫째, 생산적 금융의 실제 성과를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단순 공급 규모가 아니라 산업별 배분, 초기 기업 지원, 회수 구조, 손실 흡수 장치까지 보여줘야 한다. 둘째, 디지털 자산 전략을 투기와 인프라 사이에서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금융회사가 가야 할 길은 코인 가격이 아니라 결제와 신뢰의 기반이다. 셋째,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를 개인의 책임감이 아니라 조직의 작동 원리로 만들어야 한다.
또 하나의 과제는 승계다. 함영주 리더십이 개인의 추진력에 기대고 있다면 그의 임기 이후 전략은 흔들릴 수 있다. 100조 원 생산적 금융, 벤처모펀드, 디지털 자산 인프라 전략은 단기 프로젝트가 아니다. 최소 5년에서 1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전략이 진짜 구조가 되려면 다음 리더십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제도와 인재 체계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
결국 함영주 리더십은 완성된 답이 아니라 전환기의 질문이다. 그는 한국 금융의 오래된 관리 DNA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DNA 위에 판단 금융의 씨앗을 심으려 했다. 이 시도가 성공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있다. 한국 금융이 AI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더 이상 안전한 담보 뒤에만 머물 수 없다는 점이다.
함영주는 그 사실을 비교적 일찍 읽은 금융 리더 중 한 명이다. 그의 리더십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내부는 안정으로 묶고, 외부는 불확실성으로 열어젖힌 리더십. 이것이 성공하면 하나금융은 은행 중심 금융그룹을 넘어 미래 자본 배분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 실패하면 생산적 금융은 또 하나의 구호로 남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함영주의 금융은 결과보다 방향, 방향보다 실행, 실행보다 책임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SWOT 분석]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리더십은 한국 금융에서 보기 드문 ‘통합형 관리자 + 전환형 기업가’의 이중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그의 강점은 단순한 실적이 아니라 조직을 움직이는 방식과 자본을 배치하는 방향성에서 드러난다.
:강점(Strength):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화학적 통합이라는 가장 어려운 조직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검증된 현장형 통합 리더십을 꼽을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관리 능력이 아니라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조직을 설득하고 흡수하는 능력이다. 여기에 100조 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벤처모펀드, 디지털 자산 전략을 통해 자본 배분의 방향을 미래 산업으로 전환하려는 의지를 동시에 보여줬다는 점이 결합된다. 즉, 그는 ‘안정 위의 혁신’이라는 매우 어려운 균형을 시도하고 있는 리더다.
:약점(Weakness):
강점에서 파생된다. 내부를 안정시키는 리더십은 조직의 저항을 줄이는 대신 변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여전히 은행 중심 수익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생산적 금융 역시 선언 대비 자본 배분의 질과 실행 속도는 아직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 디지털 자산 전략 또한 방향성은 선제적이지만 규제 불확실성과 시장 변동성 속에서 실질 성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영역이다. 무엇보다 DLF 사태 등에서 드러난 내부통제 문제는 여전히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구조적 약점으로 남아 있다.
:기회(Opportunity):
AI, 바이오, 벤처, 디지털 결제와 같은 신산업은 금융의 역할을 ‘중개’에서 ‘설계’로 바꾸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하나금융이 선제적으로 자본을 배치한다면 단순 은행 중심 그룹을 넘어 ‘미래 산업의 자본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벤처모펀드와 디지털 자산 전략은 한국 금융이 뒤늦게 쫓아가는 구조에서 벗어나 선제적 시장 진입자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다.
: 위협(Threat) :
역시 매우 크다. 가장 큰 위협은 외부보다 내부다. 금융은 본질적으로 리스크 회피 조직이며, 보수적 DNA가 강할수록 혁신 전략은 실행 단계에서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빅테크와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은 이미 금융의 핵심 영역인 결제, 데이터, 고객 접점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 역시 규제 변화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대규모 리스크로 전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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