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증권사 1분기 순익 4.3조…5대 은행과 격차 단 1100억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 금융시장의 절대강자는 은행이다. 벌어들이는 이익 규모도 증권·자산운용 등 다른 업권을 월등히 앞섰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 이 판도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증시 초호황 바람을 타고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급증하면서다. 올해 1분기에도 증권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10대 증권사의 순이익 합계치는 처음으로 4조원을 넘겼다. 5대 은행과의 격차도 1000억원대로 좁히며 '금융 절대강자'의 지위를 노릴 정도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자기자본 기준)의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4조332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조277억원과 비교하면 2조3046억원(113.65%) 증가했다. 증권사들의 분기 기준 합산 순이익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증권사 1분기 실적
주요 증권사 1분기 실적

은행권과의 격차도 크게 줄었다.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4조4420억원으로, 증권업계와의 차이는 약 1097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금융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은행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증권사들이 커진 것이다.  
 
증권업계 '투톱'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NH농협은행(5577억원)과 우리은행(5312억원) 보다 실적이 좋았다.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 1조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88% 급증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투자증권도 1분기 순이익 7847억원을 기록했다. 브로커리지 수익과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었고 IB 부문 실적도 개선됐다.
 
키움증권은 순이익 4774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삼성증권 또한 4509억원의 순이익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KB증권(3502억원), 신한투자증권(2884억원), 메리츠증권(2543억원), 대신증권(1455억원), 하나증권(1033억원) 등 10대 증권사 대부분이 호실적을 거뒀다. 
 
은행 대비 증권사 순이익 비중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증권사 순이익 규모는 2022년 은행권의 27.8% 수준에 그쳤지만 2023년 36.3%, 2024년 42.9%, 지난해 50.0%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10대 증권사의 연간 합산 순이익은 7조6700억원으로 5대 은행(15조3300억원)의 절반 수준까지 근접했다. 올해 들어 증시 상승과 거래대금 확대가 맞물리면서 격차 축소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투자심리 회복은 실적 개선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개인 투자자 자금이 증시로 대거 유입됐고 외국인 자금도 함께 들어오며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급증했다. 기업공개(IPO)와 회사채 발행 등 기업금융(IB) 시장 회복세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증시가 상승세를 거듭함에 따라 가계자산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세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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