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vs "정치 공세"…GTX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 진실은?

  • 6·3 서울시장 선거 막판 안전 분야 핵심 이슈 부상

  • 정원오 "서울시 안전 시스템 구조적 문제" 총공세

  • 오세훈 "CCTV 시스템이 오류 잡아낸 사례" 반박

지하 5층 규모의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으로 GTX-A·C와 미래신설선 버스환승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은 GTX-A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조감도 사진서울시
GTX-A 삼성역 복합환승센터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조감도. 완공 시 GTX-A·C, 미래신설선, 버스환승센터를 연결하는 대규모 복합환승 거점이 될 예정이다. [사진=서울시]

서울 강남 삼성역 일대 GTX-A 복합환승센터 '철근 누락' 논란이 6·3 서울시장 선거 막판에 핵심 안전 이슈로 떠올랐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부실공사이자 서울시 안전불감증을 상징한다"며 오세훈 시정을 정조준했지만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서울시는 "오히려 서울시가 구축한 전 공정 CCTV 기록 시스템 덕분에 시공 오류를 조기에 발견하고 선제 대응한 사례"라고 맞서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도 '은폐냐, 절차 준수냐'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지며 논란은 정치 쟁점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 개발 사업 내 GTX-A 삼성역 구간 지하 5층 기둥 일부에서 설계상 들어가야 할 주철근이 누락된 사실이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도면 재검토 과정에서 이를 자체 발견했고 서울시에 보고했다.
 
서울시 역시 철근 누락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시공 오류는 있었지만 구조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구조기술사 검토 결과 현재 상태에서도 기둥이 충분한 하중을 견딜 수 있고 강판과 내화도료 등을 활용한 보강공법을 적용하면 기존 설계 기준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원오 "중대한 하자 발생하면 공사 멈췄어야"
정 후보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시공 오류가 아닌 '서울시 안전관리 실패'로 규정하고 있다. 정 후보는 지난 17일 공사 현장을 방문한 뒤 "그야말로 부실공사 그 자체"라며 "중대한 하자가 발생했음에도 안전 보강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가 지하 3층까지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공사 지속 판단'을 문제 삼는다. 정 후보는 "원래 중대한 하자가 발생하면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객관적 검증과 안전 보강을 거친 뒤 재개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공기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오세훈 후보는 이 사실을 언제 처음 보고받았고,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시장 보고 체계와 책임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정 후보 측은 이번 사안을 폭우·폭설 대응, 싱크홀 문제 등과 연결하며 "서울시 안전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문제"라는 프레임을 형성하고 있다.
 
오세훈 "안전은 구호가 아니라 과학적 시스템"
오 후보는 정 후보와 민주당 측 '안전불감증' 공세를 정면 반박했다. 오 후보는 지난 20일 SNS를 통해 "정원오 후보와 민주당은 저와 서울시를 향해 '안전불감증'이라는 화살을 쏘고 있다"며 "과연 누가 안전에 불감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왜 현대건설이 스스로 철근 누락을 신고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오 후보는 "대한민국 대형 건설 현장에서 하청업체 과실을 원청 시공사가 자진 신고하는 일이 일반적이냐"며 "시공사가 갑자기 양심선언이라도 한 것으로 보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수년 전 반복되는 건설 현장 사고를 보며 주요 공정을 CCTV와 보디캠으로 빠짐없이 촬영·보존하도록 지시했다"며 "시공사 자진신고를 이끌어낸 것은 서울시가 구축한 전 공정 CCTV 녹화·보존 시스템이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2022년부터 100억원 이상 공공공사 전 공정을 영상 기록으로 남기는 '공정 기록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주요 시공 장면을 영상으로 남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시 원인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오 후보는 "숨기려야 숨길 수 없고, 덮으려야 기록으로 탄로 날 수밖에 없는 촘촘한 그물망을 짠 것"이라며 "안전은 말장난 같은 구호가 아니라 과학적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또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사실 인지 직후 보강 대책에 착수했고, 이후 6개월간 철근 누락과 안전 대책 등 총 51건을 공문으로 보고했다"며 "반년간 수십 차례 문서를 다 받아보고도 현장에서 아무 의견도 내지 않다가 이제 와 '왜 진작 알리지 않았느냐'고 하는 국토부와 철도공단, 이를 부추기는 민주당 공세는 무책임하다"고 주장했다.
 
지하 5층 규모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으로 GTX-A·C와 미래신설선, 버스환승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은 GTX-A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조감도. [사진=서울시]
 
서울시 "6개월간 보고·전문가 검증 거쳤다"
서울시도 "숨긴 적이 없다"고 반박한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 사이 국가철도공단에 세 차례 공식 공문으로 철근 누락 사항을 보고했다. 이후에도 총 6차례에 걸쳐 51건의 공정 진행 상황과 안전 대책을 정기 보고했다고 설명한다.
 
또 올해 3월까지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와 현장점검을 실시했고, 국토교통부 주관 긴급안전점검에서도 구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공 오류를 발견한 즉시 안전 점검과 전문가 자문에 착수했고, 보강공법 적용 시 구조적 안정성과 유지관리 영향까지 종합 검토했다"며 "오히려 안전 시스템이 정상 작동한 사례"라고 말했다.
 
국회 국토위서 '은폐냐 vs 절차냐' 정면 충돌
논란은 지난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서도 정면 충돌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김성보 서울시장 권한대행에게 "2025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6차례 정기보고를 통해 51차례 명시적으로 보고한 것 아니냐"며 "보고서를 받은 기관이 내용을 못 봤다고 해서 은폐가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김성보 권한대행은 "전혀 은폐할 생각도 없었고, 은폐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19차례 전문가 회의와 현장점검까지 진행했다. 핵심은 사후 조치를 제대로 했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반면 윤종군 민주당 의원은 "이미 철근 누락 사실을 알고 있던 상태에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현장점검에서 이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그게 은폐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윤 의원은 올해 초 진행된 합동점검 회의록을 언급하며 "균열 원인과 보수 방안을 논의하면서 정작 철근 누락 사실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 권한대행은 "그 자리에서 논의가 안 된 것은 맞지만 절차는 진행되고 있었다"고 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다소 서울시에 불리한 해석을 내놨다. 김 장관은 "월간 진도보고 외에도 구조물 또는 주요 공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 발생하면 별도 상황보고를 하도록 공단 규정에 명시돼 있다"며 "서울시가 보고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해당 규정은 국가철도공단 내부 기준일 뿐이며 위·수탁 협약상 별도 보고 의무는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단순한 철근 누락 자체보다 서울시가 이를 발견한 이후 보여준 대응이 과연 시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안전 행정이었는지에 대한 평가에 있다. 선거 막판 불거진 이번 공방이 '안전 시스템이 작동한 사례'로 남을지, 아니면 '안전에 대한 안일한 대응'으로 기록될지는 추가 조사와 시민 판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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