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공수처, '자녀 외교부 특혜 채용' 피의자 전원 무혐의..."심우정 조사 없었다"

  • "판단할 내용 확인되지 않아 조사하지 않았다"

  • 외교부 직원 심우정 딸 언급..."심사위원 묻자 답한 것"

  • 일부 채용대상자·외교부 공무원 검찰 수사 의뢰

심우정 전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심우정 전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년 넘게 이어온 심우정 전 검찰총장의 자녀 외교부 특혜 채용 의혹에 무혐의를 내렸다. 그러나 공수처는 정작 당사자인 심 전 총장을 한 번도 소환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혀 부실수사 비판을 피하긴 어렵게 됐다. 

27일 공수처는 과천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뇌물공여, 청탁금지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를 받는 심 전 총장, 조태열 전 외교부장관, 박철희 전 국립외교원장 등 피의자 전원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날 불기소 처분으로 지난해 3월 고발장이 접수된 이후 장기간 이어진 수사는 1년 2개월 만에 종지부를 지었다.

공수처는 지난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진행된 국립외교원과 외교부의 채용 과정에서 심 전 총장의 딸 심모 씨가 경력 및 학위 요건 미달에도 선발된 정황을 일부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면접 전 심사위원들에게 심 씨의 필기 성적을 언급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던 점도 포착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국립외교원에 채용 당시 심씨의 경력은 중복 기간을 제외하면 22개월로, 이는 공고 요건인 2년을 채우지 못했음에도 합격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석사 학위 소지 예정자 신분이었으나 학위 요건이 인정됐고, 기한이 지난 증빙 서류가 뒤늦게 수리된 점도 밝혀졌다.

2025년에 진행된 외교부 채용 당시에도 논란은 불거졌다. 당초 외교부는 경제 전공자 채용이 필요하다고 공지했지만 심씨 지원 무렵 전공 요건이 '국제정치'로 갑자기 축소됐고, 심씨의 석사 취득 전 경력도 인정됐다. 특히 면접 전 담당 공무원이 심사위원들에게 심 씨를 칭찬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도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그러나 공수처는 이를 단순 업무 착오나 관행에 따른 결과로 판단했다. 특정인 선발을 지시한 직접적 증거가 없고, 다른 응시자들에게도 유사한 기준이 적용됐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다른 응시자들의 경력 역시 유사하게 잘못 인정된 사례가 있어 심씨만을 위한 조직적 특혜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아울러 심 씨의 장학금 부정 수령 의혹 역시 무혐의를 내렸다. 고발인은 장학재단이 주로 자연계열 학생을 선발함에도 인문계인 심씨가 선발된 점이 의심스럽다고 고발장에 적시했으나, 공수처는 수사 결과 당시 20여명의 인문계 학생이 함께 선발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피의자 전원에게 무혐의를 내렸지만 수사 과정에서 일부 채용 대상자가 경력 서류 관련 사문서를 위조·행사한 정황, 외교부 공무원이 내부 보고 과정에서 허위 공문서를 작성·행사한 정황을 포착해 이를 검찰에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공수처법에 해당 범죄에 관해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에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위 정황이 포착된 외교부 공무원에 대해서도 외교부에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공수처는 당사자인 심 총장을 한 번도 조사하지 않았다고 밝혀 논란을 자초했다. 앞서 공수처는 해당 의혹을 수사하면서 심 전 총장 등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딸 심씨의 조사까지 벌였다. 주요 피의자들을 총 33회나 공수처로 소환해 조사도 벌였다. 그러나 핵심 피의자인 심 전 총장에 대한 조사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공수처 관계자는 "고발장이 접수됐고 가족이 채용됐다는 이유만으로 조사를 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확보한 증거를 통해 조사할 가치가 있다고 하면 하겠지만 판단할 내용이 확인되지 않아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부 담당자가 면접장에서 심씨를 언급했다는 것을 두고서도 "은밀한 장소가 아니었고 참관인도 있었으며, 심사위원이 의견을 묻자 생각나는 대로 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심 전 총장과 조 전 장관의 청탁금지법 위반과 관련한 수사에 대해서는 "청탁금지법 수수는 저희 수사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 만약에 뇌물공여죄와 같은 사실관계로 수사를 한다면 수사가 가능하다"면서도 "반면에 청탁금지법에 돈을 준 사람도 죄가 되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관련 범죄 해석상 수사가 안 된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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