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스케치] 의사봉 두드린 신현송…첫 금통위 현장 가보니

  • 28일, 한국은행 금통위 회의 개최

28일 첫 금통위 회의를 주재하는 신현송 총재 사진장선아 기자
28일 첫 금통위 회의를 주재하는 신현송 총재. [사진=장선아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취임 후 첫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주재한다. 중동 전쟁 장기화와 고물가 우려, 예상보다 강한 성장 흐름이 맞물린 가운데 열리는 첫 금리 결정 회의인 만큼 한국은행 안팎에는 이른 아침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신 총재는 이날 오전 8시 59분께 남색과 흰색이 섞인 체크무늬 넥타이에 남색 재킷 차림으로 금통위 회의장에 도착했다. 취재진의 요청에 잠시 응해 의사봉을 세 차례 두드린 뒤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며 퇴실을 요청했다.

금통위원들도 이른 시간부터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황건일·김진일·유상대·이수형·김종화·장용성 위원은 오전 8시 57분께 나란히 회의장에 입장했다. 이번 회의부터 새로 합류한 김진일 위원 역시 별다른 발언 없이 자리를 지켰다.

이날 회의장은 한은 집행간부들과 취재진을 포함, 50여 명의 사람들로 가득 차며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였다.

이번 금통위는 신 총재 체제의 첫 금리 결정 회의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신 총재는 지난달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통화정책 핵심은 물가 안정인데 중동 리스크 영향이 근원물가나 기대 인플레이션으로 전이돼 2차 파급효과가 있으면 통화정책을 써야 할 단계"라며 "물가와 성장이 상충할 경우 물가에 더 무게를 두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당장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보다 매파적인 신호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주경제가 국내 거시경제·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전원이 이번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동결 배경으로 대외 불확실성을 가장 크게 꼽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시작된 중동 전쟁이 석 달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도 막판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협상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 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합의가 타결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해소될 경우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가 진정될 수 있지만, 반대로 충돌이 확대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은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근 물가와 성장 흐름만 놓고 보면 금리 인상 명분은 이전보다 강해졌다는 평가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며 성장 지표도 예상치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내부에서도 긴축 필요성을 언급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최근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을 고려할 때가 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한층 매파적인 신호를 내놓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처음 공개된 '6개월 점도표' 변화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당시 점도표에서는 기준금리 2.50%에 가장 많은 점이 찍혔지만 일부 위원들은 2.75% 가능성도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상단 쪽 점이 더 늘어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편 한은은 이날 오전 10시를 전후해 기준금리 결정 결과와 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전 11시 10분께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설명회에서는 최근 경제 여건에 대한 한은 금통위의 평가와 향후 통화정책 운영 방향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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