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번호 어떻게 알았지?"…사전투표 앞두고 쏟아지는 선거 전화·문자, 불법일까

  • 여론조사는 통신사 가상번호 활용 가능…선거운동 문자는 수신거부 방법 표시해야

28일부터 선거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인용 보도가 금지된다 사진연합뉴스
28일부터 선거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인용 보도가 금지된다. [사진=연합뉴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가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가운데, 선거 관련 전화와 문자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유권자들의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으면 여론조사 자동응답 음성이 흘러나오고, 휴대전화에는 후보자 이름이 적힌 선거운동 문자가 도착하는 식이다. 사전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 "차단해도 왜 계속 오느냐", "이런 연락은 불법 아니냐"는 궁금증도 나온다.

선거 여론조사 전화 상당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제도와 관련이 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여론조사기관이 공표 또는 보도를 목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 여론조사기관은 관할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거쳐 이동통신사업자에게 가상번호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

가상번호는 실제 개인 휴대전화 번호가 그대로 여론조사기관에 넘어가는 방식은 아니다. 통신사가 지역·성별·연령대 등에 따라 가입자 일부를 무작위 추출한 뒤, 050 국번 형태의 일회용 임시번호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다만 가상번호 방식이 아닌 유무선 RDD, 즉 010 번호를 무작위로 조합해 거는 여론조사 전화도 있어 가상번호 제공 거부만으로 모든 선거 관련 전화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상번호 제공 거부 신청 방법도 있다. SK텔레콤 가입자는 1547번으로 전화한 뒤 안내에 따라 가상번호 제공 거부를 신청할 수 있다. KT는 080 999 1390번으로 전화하면 되고, LG유플러스는 080 855 0016번으로 전화해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이 방법은 통신사가 제공하는 가상번호를 통한 여론조사 전화를 막는 방식으로, 무작위 번호 생성 방식의 전화까지 모두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

후보자들의 선거운동 문자도 무조건 불법은 아니다. 공직선거법은 일정한 요건 아래 문자메시지를 활용한 선거운동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방법의 선거운동은 선거운동 기간 제한의 예외로 규정돼 있으며, 자동 동보통신 방식으로 전송할 수 있는 주체와 횟수도 법에 정해져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59조는 자동 동보통신 방식의 문자메시지 전송 주체를 후보자와 예비후보자로 제한하고, 그 횟수는 후보자의 경우 예비후보자 때 전송한 횟수를 포함해 8회를 넘을 수 없도록 한다.

문제는 번호 출처다. 선관위나 지자체가 유권자의 휴대전화번호를 후보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후보자 측은 당원·후원자 명부, 선거사무소 방문자 연락처, 지역 행사 과정에서 동의를 받아 수집한 연락처, 명함 교환 등을 통해 번호를 확보할 수 있다. 과거 정치 활동 과정에서 쌓인 연락처가 선거 때 다시 활용되는 경우도 거론된다. 이 때문에 현재 거주지와 다른 지역 후보에게서 문자를 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단체 명부를 넘겨받거나, 업체·브로커 등을 통해 번호를 확보하는 방식은 개인정보 침해 소지가 크다. 전화번호만으로도 개인정보에 해당할 수 있는 만큼, 불법으로 확보한 번호를 선거운동에 활용했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선거운동 과정에서 위법한 유권자 개인정보 수집·이용을 해서는 안 된다고 안내했다. 개인정보위는 선거운동을 위한 개인정보는 필요한 범위에서 수집·이용해야 하며, 유권자는 자신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어디서 수집됐는지 확인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후보자 측이 수집 출처나 처리 목적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

선거 문자에는 지켜야 할 형식도 있다. 공직선거법 제82조의5는 수신자가 명시적으로 수신거부 의사를 표시했는데도 선거운동 목적 정보를 전송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특히 예비후보자나 후보자가 자동 동보통신 방식으로 선거운동 문자를 보내는 경우에는 선거운동정보라는 사실, 문자메시지 발신 전화번호, 불법수집정보 신고 전화번호, 수신거부 방법 등을 명시해야 한다.

한편 28일부터는 선거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인용 보도가 금지된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전 6일부터 선거일 투표마감시각까지 정당 지지도나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거나 인용 보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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