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각각 350조원과 250조원 안팎으로 거론될 정도로 유례 없는 초호황기가 도래했다. 눈 앞에 떨어진 엄청난 행운에 한국 사회 전체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막대한 초과이익이 예상되자 이를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범사회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내에서도 미묘한 균열 조짐이 감지된다. 대통령실과 경제 부처는 투자 활성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는 반면, 고용노동부와 노동계 등에서는 초과이익 공유 필요성을 제기한다. 특히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근 언급한 '한국형 사회연대임금' 도입론은 논란을 더 키우는 모습이다. 초과이익 배분 구조를 고민하자는 취지이지만 각계의 우려가 만만치 않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사실상 전시 상태다. 미국은 반도체법(CHIPS Act)으로 자국 투자를 밀어붙이고 있고, 중국은 국가 차원의 보조금을 총동원해 반도체 굴기에 사활을 걸었다. 대만 TSMC와 미국 엔비디아·인텔 등도 AI 반도체 패권 경쟁에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정부 안에서도 초과이익 활용 방안을 놓고 엇갈린 메시지가 발신돼 시장 혼란만 가중시키는 양상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 확대를 독려하는 것인지, 초과이익 환원을 압박하는 것인지 혼선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결국 기업 팔 비틀기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물론 사회적 논의 자체를 금기시할 필요는 없다. AI 시대 초과이익이 특정 산업과 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플랫폼 기업과 빅테크 과세, 부의 재분배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 호황을 국가 경제의 반등 계기로 삼을 방안을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
방식과 속도가 관건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성급한 분배 논쟁이 아니라 사회적 공론화의 틀을 차분하게 만드는 것이다. 대통령실과 경제팀, 노동부 메시지가 따로 움직이는 모습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 시장은 정책 방향의 일관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정부가 불필요하게 불확실성을 키우는 건 곤란하다.
특히 최근 글로벌 산업 경쟁은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총력전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 모두 자국 반도체 기업 지원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유독 한국만 기업 이익 환원 논쟁에 매몰된다면 자칫 경쟁국들만 웃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도체 초과이익 논쟁은 단순한 분배 이슈가 아니다. 한국 경제의 미래 산업 경쟁력과 성장 전략이 걸린 문제다. 정부는 당장의 정치적 메시지보다 장기적인 산업 생태계 성장·확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 필요한 건 갈등을 키우는 자극적 화두가 아니라,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가는 정교한 조율 능력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