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방한 외국인 관광객 지표는 뚜렷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대비 2025년 하반기 방문객이 17% 늘어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하며 역대 최대 방한객 기록을 경신 중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방한 외래객은 500만명을 돌파해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또한 지방공항 입국객이 50% 급증하는 등 지역 관광의 활성화 지표가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카드 사용액 역시 동반 상승하며 내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조기 달성 의지를 재확인하며 핵심적인 과제로 '지역 관광'을 꼽았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80% 이상이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좁은 지역 내 수요 폭발로 인해 한국 여행이 비싸고 불편하다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장관은 "지방에는 숙박 여력이 있는데도 상품 개발과 교통, 콘텐츠 연계가 충분하지 않다. 지역 관광을 더 빨리 활성화하고 콘텐츠와 교통, 숙박을 잘 연계시키는 것이 안정적인 우상향의 토대"라고 강조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문체부가 추진하는 '5극 3특 메가관광권'은 수도권 일극 중심의 관광 지형을 5개 초광역권(5극)과 3개 특별자치도(3특)로 재편하는 대규모 지역관광 재설계 프로젝트다. 과거 지자체 단체장들의 실적 위주 인프라 조성이나 획일화된 행정구역 단위의 축제에서 벗어나 실제 관광객의 여정과 동선을 기준으로 권역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메가관광권 구상을 현장에 안착시키고 국내 관광의 고질적인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대대적인 현장 개혁도 시작됐다. 문체부는 지난달 20일 한국관광공사 및 13개 지역관광추진조직(DMO)과 함께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는 지난 4월 14일 제16회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일본의 지방창생제도처럼 우리도 지방 경제 활성화에서 관광 산업의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며 주문한 '관광 새마을운동'의 일환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국내 관광의 최대 장애 요소인 바가지요금, 외국인 경멸, 불친절 등 생활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자영업자와 행정기관이 동참하는 혁신 운동을 당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문체부와 전국 DMO는 공동 표어를 제작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협력 구조를 기초 지자체 단위에서 읍·면·동 행정구역까지 확장했다. 또한 관광두레, 마을기업 등 주민 주도형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이를 정례적인 지역 혁신 운동으로 안착시킬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부의 정책적 드라이브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관광을 하나의 '탄탄한 지역 산업 생태계'로 바라봐야 한다고 제언한다. 윤혜진 경기대 관광개발경영학과 교수는 1일 본지와 통화에서 "앞으로의 지역 관광은 사람들이 와서 사진만 찍고 떠나는 것을 넘어 자본의 흐름이 지역 안으로 들어가 경제적인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산업이 돼야 한다"며 "지역 주민들이 관광 산업으로 수익을 내면 양질의 일자리가 생긴다. 이후에는 그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인구도 늘어날 수 있다. 이것이 가장 바람직한 선순환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광이 지역의 확실한 성장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기획 역량 있는 관광 산업 전문 인재들을 키워야 한다. 아울러 인재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명확한 커리어 로드맵 체계도 마련돼야 한다"며 "지금처럼 단기성 공모 사업 예산에만 의존하거나 한철 장사에 치중하는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면 인재들이 모두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주재의 컨트롤타워가 생기자 그간 부처 간 이견으로 지지부진했던 법제 개편과 규제 혁신에도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정부와 국회는 1970년대 제정 이후 큰 틀의 변화가 없었던 관광기본법과 관광진흥법 등 관련 법제를 전면 개편하는 논의에 착수했다. 빠르게 변하는 글로벌 트렌드와 디지털 환경에 발맞추고, 국내 중소 관광 벤처 기업들이 법적 지위를 보장받으며 경쟁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소규모·분산형 개발을 위한 과감한 규제 특례와 신규 서비스 규제 패스트트랙 도입이 핵심 정책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거시적 체질 개선과 함께 현장의 고질적인 암초들을 제거하는 일도 당면한 과제다. 대규모 메가 이벤트 개최 시마다 드러나는 숙박 인프라의 한계와 일부 업자의 얄팍한 상술은 국가 전략 산업의 신뢰도를 갉아먹는 주범으로 꼽힌다. 앞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부산 공연 당시 불거진 숙박 대책 논란에 대해 최 장관은 "근본적으로 외지 관광객을 수용할 절대적인 숙박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 있다"며 장기적인 인프라 확충과 동시에 단기적 수요 쏠림에는 템플스테이나 기업·공공기관 연수시설 등을 '완충 인프라'로 활용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일방적인 예약 강제 취소 후 가격을 재인상하는 등 상식을 벗어난 바가지요금에 대해서는 '소비자를 무시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문체부와 지자체, 관광·숙박협회가 긴밀히 협력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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