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서 그동안 정치 일정에 밀려 있던 금융권 주요 법안들의 처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디지털자산 제도화부터 정책서민금융 재원 확충, 은행대리업 도입까지 금융산업 구조 변화와 직결된 법안들이 국회에 다수 계류돼 있어 하반기 입법 속도에 따라 금융당국의 정책 추진 동력도 좌우될 전망이다.
3일 금융권과 국회에 따르면 지방선거 이전 발의됐거나 논의가 진행 중인 금융 관련 법안들이 하반기 국회 주요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는 디지털자산 관련 입법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금융권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해 지난해부터 정무위원회 차원에서 추진하던 법안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이기도 해 금융권도 준비를 서둘렀지만 선거와 맞물리며 입법이 지연됐다.
법안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준비금 적립 방식, 상환 의무,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등을 두고 쟁점 정리가 필요하다. 여야가 기본법 정비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논의가 재개되면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민금융 지원 체계 강화를 위한 입법도 대기 중이다. 대표적으로 정책서민금융 재원 확충을 위한 서민금융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개정안은 정책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위해 안정적인 재원 조달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경기 둔화와 고금리 장기화로 취약차주의 자금 수요가 늘고 있지만 재원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서민금융안정기금을 설치하는 내용의 개정안도 계류 중이다. 서민금융진흥원 내에 서민금융안정기금을 설치하고 취약계층 지원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최근 연체율 상승과 폐업 증가로 금융 취약계층이 늘어나면서 일회성 지원이 아닌 상시적인 안전망 구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 책임제의 내용을 담고 있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후반기 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첫 국무회의에서 보이스피싱 대책 마련을 주문한 이후 범정부 태스크포스(TF)가 꾸려졌지만 야당의 반대 기류가 강해 아직 진전되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가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경우 피해 보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금융권은 사실상 무제한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소비자 보호 강화와 금융회사 부담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 것이 향후 논의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거 이후에도 법안 처리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방선거 이후에도 여야 간 정치 일정과 정국 현안이 이어질 경우 금융법안 심사가 다시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 특히 후반기 국회 원 구성과 상임위원장 배분, 정무위원회 운영 방향에 따라 법안 처리 속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제도화와 서민금융 재원 확충, 은행대리업 도입 등은 모두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핵심 과제와 연결돼 있다"며 "국회의 입법 속도에 따라 금융정책 추진 동력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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