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AI 반도체 거점 도전...전력반도체 전략 모색

  • 이성권 의원 주최 '부산 반도체 전략' 토론회 성료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하갑은 20일 부산시의회에서 한국전력소자산업협회와 공동으로 ‘K-반도체 시대 부산의 전략과 발전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박연진 기자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하갑)은 20일 부산시의회에서 한국전력소자산업협회와 공동으로 ‘K-반도체 시대! 부산의 전략과 발전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박연진 기자]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발표 이후 국가 반도체 투자 지도가 요동치는 가운데, 부산이 압도적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K-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강력한 승부수를 띄웠다.

특정 지역에 편중된 정치적 논리를 배제하고, 전력과 용수, 우수한 인재라는 '산업 논리'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20일 부산광역시의회 중회의실에서는 이성권 국회의원(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과 한국전력소자산업협회 공동 주최로 'K-반도체 시대! 부산의 전략과 발전방향' 토론회가 열렸다.

산·학·연·관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한 이날 현장에서는 부산의 틈새 강점인 '전력반도체' 육성 방안과 메모리 반도체 팹(Fab) 유치를 위한 '그랜드 디자인'이 치열하게 논의됐다.


이날 토론회의 화두는 단연 '투자 격차'와 '인프라'였다. 행사를 주최한 이성권 의원은 "호남권에는 800조 원이 넘는 대규모 민간 자본이 투여되지만, 부산은 삼성전기 15조 원 투자에 그쳤다"며 "기존의 해양수도 프레임만으로는 미래 산업 재편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최근 발언("인프라를 잘 갖춰주고 잘해주는 곳에 가겠다")을 언급하며, "호남권은 대규모 반도체 팹 가동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과 하루 65만 톤의 용수 조달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고 진단했다. 반면 "부산과 부울경 지역은 전력 수급과 용수 공급 측면에서 훨씬 우수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 전력반도체뿐만 아니라 기존 메모리 반도체 영역에서도 기회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AI·첨단산업특별위원장인 양향자 최고위원은 "2032년 AI 혁명 시대에는 반도체 수요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부산이 선제적으로 그랜드 디자인을 기획해 정부를 압도해야 하며, 지역 내 100조 원 규모의 기술 패권 기업이 탄생해야 자생적 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역설했다.

입지 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자신감도 쏟아졌다. 박종철 부산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장군의 압도적인 인프라를 부각하며 "정치 논리가 아닌 철저한 산업의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기장에는 i-SMR(혁신형 소형모듈원전) 유치 기반과 280개의 송전탑 등 전력 직공급망이 갖춰져 있어 서남권 등 타 지역보다 5~10배 빠르게 인프라 공급이 가능하다"고 단언했다. 또한,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초순수물 생산 단가를 낮추기 위해 "기장에 BTO(수익형 민간투자) 방식으로 공업용수 관로를 묻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식 부산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부산은 22개 대학에서 매년 1만 명 가까운 이공계 인재를 배출하는 막강한 맨파워를 가진 도시"라며 "순수 해양산업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전동화 선박 등 미래 해양 모빌리티에 필수적인 전자 계통 산업을 아우르는 역발상을 통해 반도체 수요처를 스스로 창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장에서 전력반도체 산업을 이끄는 실무진들은 뼈있는 고언을 쏟아냈다.

김종호 부산테크노파크 전력반도체특화단지추진TF팀장은 "최근 전기차 플랫폼이 800V 고전압으로 전환되며 화합물 전력반도체가 필수화됐지만, 글로벌 선도 기업들의 수직계열화로 진입장벽이 매우 높아졌다"며, 국내 팹리스(설계) 기업들이 양산 실증을 거칠 수 있는 '공공 팹(Fab)' 확충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최윤화 한국전력소자산업협회 회장은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테스트베드' 제공과 규제 완화를 호소했다. 최 회장은 "기술력이 있어도 국내 적용 이력(레퍼런스)이 없으면 해외 진출이 어렵다"며 "부산의 소형 어선 엔진 교체 등에 지역 반도체를 실증할 생태계를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반도체 핵심 공정인 '도금' 등에 대한 일률적인 환경 규제 완화도 촉구했다.

이러한 지적에 부산시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지윤성 부산시 반도체신소재과장은 "특화단지를 반도체 클러스터로 지정해 행·재정적 지원을 확대하고, 8인치 화합물반도체 전 공정 장비 구축을 본격화하겠다"며 가칭 '전력반도체기술원' 설립 로드맵을 제시했다.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이성권 의원은 지자체의 주도적인 기획력과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을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전력반도체 산업의 승패는 지자체의 기획과 조정, 그리고 중앙정부를 향해 강하게 요구하며 기업 간 이해관계를 절충해 내는 부산시의 역량에 달려있다"며 "국회 차원에서 중앙정부를 상대로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당파적 이익을 떠나, 부산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정당을 가리지 않고 목숨 걸고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AI 시대를 앞두고 부산이 차세대 전력반도체와 막강한 입지 인프라를 융합해 띄운 승부수가, K-반도체 초격차 유지와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