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출점 늘린다…식품업계, 외식사업 다시 키우는 이유는?

  • CJ푸드빌·아워홈·상미당·한화 신규 브랜드 내세워 출점↑

  • 원가 부담·가격 인상 한계에 외식업으로 수익성 방어 모색

  • "고정비·인건비 부담 커…외형 확장 넘어 수익관리 필수"

식품기업 외식사업 확장 현황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식품기업 외식사업 확장 현황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둔화된 외식 경기 속에서도 식품기업들이 신규 외식 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이며 출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팍팍해진 소비 심리와 상권 위축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의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식품업계의 셈법이 맞물리면서 외식사업이 다시 주목받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지난해 12월 이탈리안 비스트로 브랜드 '올리페페'를 론칭한 이후 공격적인 출점을 이어가고 있다. 광화문 1호점을 시작으로 여의도와 판교를 거쳐 최근에는 서울 강남대로에 네 번째 매장인 강남점을 열었다. 기존 외식 브랜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워홈이 선보인 뷔페 브랜드 '테이크(TAKE)'도 출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5월 서울 종로에 문을 연 종각점은 하루 평균 방문객 750명을 기록하며 개점 80일 만에 누적 방문객 6만명을 돌파했다. 아워홈은 이러한 흥행에 힘입어 오는 10월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 지하 공간에 240여 석 규모의 2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글로벌 브랜드 도입과 프리미엄 플랫폼 구축도 이어지고 있다. 상미당홀딩스는 미국 멕시칸 브랜드 '치폴레'를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들여와 강남역 인근에 1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으며, 2호점으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낙점하고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한화푸드테크도 광화문에 프리미엄 복합 외식공간 '더 플라자 다이닝'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 자사 14개 외식 브랜드 혜택을 묶은 통합 멤버십 '더 플래티넘 다이닝'을 출시하며 고객 접점 확대에 나섰다.

식품기업들이 외식사업을 다시 키우는 배경에는 제조업 중심 사업 구조의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원재료비와 포장재, 물류비 상승으로 매출원가율은 70~80% 수준까지 치솟았으나, 물가 안정 기조와 유통업계 간 할인 경쟁 탓에 제품 가격에 비용 상승분을 반영하기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반면 외식은 식품 제조보다 시장 규모가 크고 가격과 메뉴를 시장 상황에 맞게 비교적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시장 규모는 약 192조원으로 식품제조업 시장 규모(약 159조원)를 웃돌았다. 급식과 식자재 유통, 브랜드 운영 경험 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외식사업이 실적에 기여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CJ푸드빌의 올해 1분기 외식사업 매출은 6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1% 증가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24.8%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커피 브랜드 폴바셋과 외식 브랜드 더키친 일뽀르노, 크리스탈제이드 등을 운영하는 매일홀딩스 자회사 엠즈씨드는 지난해 매출 2136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000억원을 돌파했다. 2021년 1000억원을 넘어선 이후 4년 만에 외형이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매일홀딩스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한다.

다만 식품사의 장기적인 수익성 방어막이자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 운영비 부담이 큰 데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업종인 만큼, 치밀한 비용 관리와 지속적인 브랜드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도리어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외식 경기 회복세도 아직 뚜렷하지 않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78.82로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서도 올해 1분기 서울에서 폐업한 외식 매장은 5747곳으로 신규 개점(4701곳)을 크게 웃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제조업의 수익성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외식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외식업 역시 고물가와 소비 침체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는 분야"라며 "단순히 매장을 늘리는 외형 확장보다는 브랜드 차별화와 철저한 수익성 중심 관리가 전제돼야 안정적인 성장축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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