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을 재개하고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한때 100달러(약 145,000원)를 다시 넘어서는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는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는 장고 끝에 금리를 유지했다.
미국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9일(현지시간) 현행 연 3.50~3.7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 표결에서 12명의 위원 중 9명이 동결에 표를 던졌으며, 로리 로건(댈러스), 닐 카슈카리(미니애폴리스), 베스 해먹(클리블랜드) 등 3명은 인상을 요구했다.
발표 직전까지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의 기대감이 우세했지만, 그 정도는 발표 전날 다소 줄어들기도 했다. 금리 발표 당일인 29일 오전 10시 45분(미 동부시간) 기준 페드워치(FedWatch)는 금리 동결 가능성을 66.3%, 금리 인상 가능성을 33.7%로 집계했다. 하루 전인 28일에는 동결 가능성이 69%, 상승 가능성이 31%로 예측됐다.
이번 금리 결정은 워시 의장의 취임 후 두 번째다. 미 NBC 방송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구매력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금리 인상론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현 금리 수준은 지난해 12월부터 유지돼 왔으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 필요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달 초 발언에서 "(금리가) 소폭(modestly) 인상돼야 한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매달 미국인의 주머니 사정을 제약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5% 오른 것으로 나타난 것은 금리 동결에 긍정적인 변수였다. CNBC는 예상보다 낮은 수치라고 봤다. 5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4.2% 올랐다. 게다가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면서 100달러를 한때 넘었던 국제 유가가 다시 하락한 것 역시 금리 동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경제학적으로 금리를 올리면 수요가 둔화되고 인플레를 낮출 수는 있다. 하지만 이란 전쟁으로 인해 석유 등 에너지 공급이 차질을 빚는 것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AP 통신은 지적했다. 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빈센트 라인하트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고 보지만, 그 이유 중 대부분은 연준이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것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시 의장을 임명한 트럼프 대통령이 꾸준히 금리 인하를 강조해 온 것 역시 워시 의장 등 FOMC 위원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NBC 인터뷰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성공을 없애겠다는 것"이라며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고,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이 워시 의장과 연준 이사들에게 복잡한 상황을 초래했다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새로운 관세 조치 역시 하반기 물가에 영향을 줄 요소로 꼽힌다.
미국 물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다면 연준이 하반기 중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다음 연준 회의는 9월 15~16일로, 회의 전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2차례 발표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신문은 또 올 11월 예정된 중간선거를 전후해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트럼프 행정부와 워시 의장 사이에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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