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칠레와 韓 군용차량 수출계약…방산·조선 협력 확대키로

  • 장비 교역 넘어 해양 안보 협력…경찰·해경 초국가범죄 공조

  • AI·천문·남극 연구 확대…2028 유엔해양총회 공동 개최 협력

이재명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열린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과의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열린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과의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칠레가 한국산 군용차량의 칠레 수출 계약을 계기로 단순한 장비 교역을 넘어 방위산업과 조선·해양 안보 분야에서 장기적인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과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이 산티아고 모네다궁에서 이날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 군용차량의 칠레 수출 계약 체결을 환영하며 관계기관 간 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단순한 장비 교역을 넘어 해양안보와 조선·방산 분야에서도 장기적이고 호혜적인 협력 기반을 마련하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칠레 독립을 이끈 건국 영웅이자 초대 국가지도자인 베르나르도 오히긴스 장군 동상에 헌화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대통령궁 헌법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카스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양 정상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11년 만에 이뤄진 이번 방문을 계기로 고위급 교류와 정부 간 협의체를 다시 가동하기로 했다. 2022년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양국 관계에도 새로운 동력을 더한다는 방침이다.
 
카스트 대통령은 한국이 우수한 인적자원과 산업·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빠른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하고, 칠레가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과 미래산업 발전 과정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확대되기를 희망했다.
 
양국 경찰과 해양경찰 당국 간 공조도 강화한다. 양 정상은 조직범죄와 초국가범죄에 공동 대응하고 해양 불법활동 근절, 수색·구조 등의 분야에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기로 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치안협력 양해각서(MOU)에는 재외국민 보호와 범죄정보 교류, 공동작전, 도피사범 검거·송환 활성화 및 한국형 치안시스템 전수 등이 담겼다.
 
해양안전·안보협력 MOU를 통해서는 불법어업을 비롯한 해양범죄 단속과 선박교통관제 분야에서 협력 및 정보 공유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태평양 역내 해양 감시와 법 집행 역량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칠레의 인프라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현대건설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건설 중인 중남미 최장 왕복 4차로 현수교인 차카오교가 원활하게 완공되도록 칠레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향후 수자원과 교통 등 칠레의 인프라 발전에도 지속적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카스트 대통령도 한국의 산업·기술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협력 확대에 공감했다.
 
인공지능(AI)과 과학기술 분야도 새로운 협력 축으로 제시됐다. 양 정상은 AI 관련 정책과 경험을 공유하고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협력 과제를 발굴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천문 관측지인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서 진행 중인 양국의 천문 연구와 남극 연구 협력도 확대한다. 칠레의 연구 인프라와 한국의 과학기술 역량을 결합해 공동 연구의 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세종과학기지 설립 이후 칠레가 한국의 남극 연구 활동을 지원해 온 데 감사를 표하고, 연구원들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요청했다.
 
양 정상은 한국과 칠레가 공동 개최하는 2028년 제4차 유엔해양총회의 성공을 위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해양환경과 자원 보전, 지속가능한 활용 등 국제 해양 거버넌스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교역·투자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도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양 정상은 10년 만에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자유무역위원회를 재가동하고, 상품 교역을 넘어 투자와 첨단산업·공급망으로 경제협력의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광물자원 파트너십 MOU를 토대로 기존 정부 간 협의체를 장관급으로 격상·정례화하고 구리와 리튬 등 핵심광물에 대한 정보 교환, 기술협력 및 인적 교류도 확대한다.
 
양 정상은 K팝과 K드라마, K뷰티·K푸드 등 문화·인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칠레 와인과 자연환경, 문학에 대한 한국 내 관심도 높여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칠레 한인사회의 안전과 안정적인 생활을 위한 지원도 요청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카스트 대통령을 상호 편리한 시기에 한국으로 초청했다”며 “카스트 대통령은 방한을 통해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계속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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