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계 미국인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전 미국 리버티대 교수가 법무부의 출국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탄 전 교수가 출국한 뒤 재입국하지 않을 가능성과 형사재판 진행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출국정지로 인한 불이익보다 국가형벌권 확보라는 공익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단독 김태환 부장판사는 31일 탄 전 교수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출국정지 연장처분 취소소송에서 지난 7월 1일 내려진 2차 출국정지 처분에 대한 청구를 각하하고 3차 처분 취소 청구는 기각했다.
탄 전 교수는 당초 수사 단계에서 내려진 2차 출국정지 처분의 취소를 구했다. 이후 검찰이 그를 불구속 기소하고 법무부가 형사재판 계속을 이유로 3차 출국정지 처분을 새로 내리자 청구 취지를 확대했다.
재판부는 2차 처분이 이미 해제돼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법무부는 탄 전 교수가 기소된 지난 16일 수사를 목적으로 한 2차 처분을 해제하고 다음 달 15일까지 출국을 제한하는 3차 처분을 내렸다.
재판부는 수사 단계의 2차 처분과 기소 후 내려진 3차 처분은 법적 근거와 목적이 다른 별개의 행정처분이라고 봤다. 두 처분이 연속적·단계적으로 이어지거나 합쳐져 하나의 법률효과를 완성하는 관계는 아니라는 취지다.
3차 처분에 대해서는 출국정지 요건을 갖췄고 법무부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탄 전 교수는 외국인으로서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사람에 해당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탄 전 교수가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서 수령을 거부하고 피의자 조사에서도 혐의에 대한 별다른 해명이나 진술을 하지 않은 점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이 같은 태도와 형사절차 진행 경과를 고려하면 출국 후 다시 입국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의 해외 도피 가능성 등 여러 사정에 비춰보면 원고가 겪는 불이익이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국가형벌권 확보와 실체적 진실 발견 등 공익상 필요보다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출국정지가 무죄추정 원칙에 어긋난다는 탄 전 교수 측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출국정지 명령은 형사재판에 계속 중인 외국인의 출국 자유를 제한하는 행정처분이라며 유죄를 전제로 사회적 비난이나 응보적 제재를 가하는 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탄 전 교수가 3차 처분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중단해달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도 기각됐다. 재판부는 출국정지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와 이를 막아야 할 긴급한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처분 효력을 정지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탄 전 교수에 대한 출국정지는 다음 달 15일까지 유지된다.
탄 전 교수 측은 선고 직후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탄 전 교수 측 대리인은 "불구속 상태로 기소된 사람을 약 3개월 동안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라며 "최대한 빨리 항소하고 잘못된 출국정지 처분에 대해서는 국가배상 소송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탄 전 교수는 지난해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 등에서 이 대통령이 청소년 시절 살인 사건에 연루돼 소년원에 수감됐고 이 때문에 중·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했다는 취지로 허위 발언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탄 전 교수가 국내에 입국한 뒤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자 법무부에 출국정지를 요청했다. 이후 탄 전 교수를 조사해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으며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이주희 부장검사)는 지난 16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형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첫 공판은 오는 9월 11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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