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AI 특별법 성능인증…업계는 규제 우려, 국회는 '세이프 하버'

  • 업계, '성능인증' 제도 우려…"민간 합의, 기업 법적 고려 사항 늘어나"

  • 전문가 "성능인증 제도 설계 과정서 산업별 특성 충분히 반영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회에서 피지컬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법 논의가 시작한 가운데 법안에 담긴 '성능 인증' 제도를 두고 업계와 전문가 사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는 새로운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반면 법안을 대표 발의한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기존 안전기준이 없는 분야에서 기업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한다.

5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황 의원이 대표 발의한 '피지컬AI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피지컬AI 특별법)'은 지난달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회부됐다. 정부는 현재 관계부처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 중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법안과 관련한 정부 의견을 국회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법안은 피지컬AI 연구·개발(R&D)부터 실증, 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무총리 소속 피지컬AI 개발 촉진위원회를 설치하고 시범지역 지정, 학습데이터 구축, 성능인증, 규제특례 등을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성능인증의 기준·대상·방법은 대통령령으로 위임했다.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성능인증 제도다. 법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이 피지컬AI 시스템 안전성과 성능을 인증할 수 있도록 했다. 인증기준에 적합하지 않거나 결함이 발견되면 인증을 취소하거나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업계는 이런 새로운 인증 체계가 기업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민간 기업 간 계약과 합의로 피지컬AI 도입이 이뤄지고 있는데 여기에 새로운 법적 의무가 생기면 기업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늘어난다"며 "민간이 판단할 수 있는 영역까지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산업 진흥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황 의원실은 성능인증이 규제가 아닌 임의 규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성능인증은 기존 안전기준이 없는 경우에 한해 적용하는 제도로, 모든 사업자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다"며 "안전성과 성능을 입증하려는 사업자가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의원실은 산업 초기 단계에서 법률에 구체적인 안전기준을 담기보다 피지컬AI 촉진위원회로 산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분야별 기준을 순차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이다.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른 만큼 세부 기준을 법률에 명시하면 제도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어 대통령령과 위원회 심의로 기준을 구체화하는 구조로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성능인증 제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는 산업별 특성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한국AI법학회 회장)는 "피지컬AI는 기술과 적용 분야가 워낙 다양하다"며 "제조, 물류, 자율주행 등 분야별 특성과 위험 수준을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자동차 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는 엄격한 자율인증 체계"라며 "피지컬AI도 자율인증을 기반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재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지정석좌 교수도 "법안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성능 인증의 목적, 적용 범위를 명확히 하고 세밀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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