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보안장비 시장 덮친 AI발 메모리 급등…"팔수록 적자"

  • IPS·방화벽 원가 뛰는데 조달 계약은 연중 단가 고정

  • 메모리 가격 최고치 행진…보안업계 "수익성 악화 감수"

성전자가 올해부터 양산 출하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 사진삼성전자
성전자가 올해부터 양산 출하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 [사진=삼성전자]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가격 급등이 공공 조달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달청 다수공급자계약(MAS)을 통해 방화벽과 침입방지시스템(IPS)등을 공급하는 국내 보안업체들은 계약 이후 메모리 가격이 크게 뛰었지만 납품 단가를 조정하지 못해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4일 조달청 나라장터와 보안업계에 따르면 안랩과 엑스게이트, 시큐아이 등 국내 보안업체들은 조달청 MAS를 통해 방화벽과 침입방지시스템(IPS)을 공공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IPS는 네트워크 트래픽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악성 행위를 차단하는 장비로,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일반 정보기술(IT) 장비보다 고성능 메모리 비중이 높다.

업체들이 등록한 IPS 제품은 수백만원대부터 50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대로 형성돼 있다. 엑스게이트는 1892만~4015만원, 안랩은 2521만~4950만원, 시큐아이는 최고 4983만원 수준의 제품을 등록해 공공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업계는 가격이 높은 고사양 장비일수록 메모리 탑재 비중이 커 최근 메모리 가격 급등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계약 이후 발생한 원가 상승을 납품 가격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방화벽 장비 MAS 계약은 통상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한다. 중간에 부품 가격이 급등해도 납품 가격을 조정하기 어렵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범용 D램(DDR4 8Gb 1Gx8)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7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4달러로 전월(21달러)보다 14.3% 올랐으며 월평균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이후 D램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서버와 보안장비 제조원가도 함께 상승했다. 

보안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계약 당시와 비교하면 메모리 가격이 크게 올라 현재는 원가 부담이 상당한 수준"이라며 "공공사업은 계약 단가를 쉽게 조정할 수 없어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 납품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가도 부담스럽지만 필요한 메모리를 제때 확보하기도 어렵다"며 "계약 이행을 위해 웃돈을 주고 공급 받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AI 확산으로 메모리 가격 변동성이 커진 만큼 공공 조달 계약에서도 급격한 원가 상승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조달청 역시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을 인식하고, 일부 업체에 납품 원가 표를 요청하는 등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계약 제도 개선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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