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주룰' 시행에 숨통 튼 손보사…고가진료 개선도 기대

  • 국무회의 의결…9월 10일 시행

  • 진료비 64% '세트청구' 관행 과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교통사고 경상환자의 장기치료 필요성을 별도로 심사하는 이른바 ‘8주룰’이 최종 관문을 통과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환자 상태와 무관하게 여러 한방진료를 반복 청구하는 이른바 ‘세트청구’ 등 고액 진료 관행에 대한 후속 제도 개선도 이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4일 국무회의에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교통사고 상해등급 12~14급 경상환자가 사고 발생일부터 8주를 넘겨 자동차보험으로 치료비를 보장받으려면 장기치료 필요성에 대한 전문 의료인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

심사는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 담당한다. 종합병원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의과·한의과 전문의 200여명이 심사위원으로 위촉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오는 9월 10일부터 시행된다.

손해보험업계는 이번 제도가 경상환자의 불필요한 장기치료를 줄여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 4곳의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단순 평균 84.5%로, 전년 동기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손해율 상승으로 자동차보험 수익성도 악화됐다.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189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2020년 이후 6년 만의 적자 전환이다.

자동차 정비요금과 부품비, 일용근로자 임금 상승과 함께 경상환자의 장기치료와 일부 과잉진료 관행도 손해율 악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교통사고 경상환자는 2019년 155만4000명에서 2024년 148만8000명으로 연평균 0.9%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경상환자 치료비는 1조원에서 1조4100억원으로 늘어 연평균 7.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환자 수는 줄었지만 1인당 치료비 부담은 커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환자 상태와 관계없이 침·구·부항·약침·추나 등 여러 한방진료를 정형화해 함께 시행·청구하는 이른바 ‘세트청구’에 대한 추가 개선도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4대 손해보험사의 한방 통원진료비 8174억원 가운데 세트청구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4.4%에 달했다.

다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획일적인 치료기간 기준이 환자의 회복 속도와 개인별 치료 필요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심사 과정에서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보장이 위축되지 않도록 객관적인 판단 기준과 이의제기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8주룰 시행은 불필요한 장기치료와 보험금 누수를 줄이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권리는 충분히 보호하면서 세트청구 등 고액 진료 관행에 대한 후속 제도 개선도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