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교육재정 축소는 공교육 퇴행이자 미래 세대 포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 출범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 출범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가 뜨겁다. 전국 300여 개 교육·시민단체가 결집한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이 지난 4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교육교부금 축소 구상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내국세 총액의 20.79%를 자동 배분하도록 한 현행 법정 교부율 체계를 유지하라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가 거대한 반대 전선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재정 당국의 일방적인 개편 시도가 공교육의 뿌리를 흔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

기획예산처는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현행 내국세 자동 연동 방식을 고수할 경우 교육재정이 과도하게 팽창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교육 현장의 구조적 특성을 무시한 단편적 셈법에 불과하다.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학급 수나 학교 건물의 유지·관리비, 안전관리 시스템 등 기본 고정비가 비례해 감축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유보통합과 늘봄학교, 기초학력 보장, 학생 맞춤형 지원 등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교육 영역은 더욱 커지고 있다.

만약 교육재정이 축소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현장 교사들에게 돌아간다. 당장 노후 교실 환경 개선 사업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지원이 차질을 빚고, 학교운영비 부족으로 인한 냉·난방비 절약은 학생들의 기본적인 학습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한다. 인력 감축에 따른 교직원의 업무 과중은 물론, 기초학력 보장 프로그램, 특수교육 및 다문화 학생을 위한 전담 지원 등 필수적인 교육 복지망마저 뿌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교육 단체들이 "숫자에 매몰되어 학교 현장의 절박한 재정 부족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성토하는 이유다.

이처럼 학교 현장의 재정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맞닥뜨린 AI 대전환 시대는 공교육에 더욱 과감한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디지털 기반의 미래교육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민의 기본교육권 보장은 물론, 평생교육과 직업교육 전환까지 체계적으로 뒷받침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인재 양성 패러다임의 급변은 결국 안정적인 교육재정이 담보될 때 비로소 가능하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의 핵심인 교육을 단순한 재정 효율성이나 경제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교육재정은 단순한 소비성 비용이 아니라 국가의 백년대계와 미래를 향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 정부는 거세게 불어오는 현장의 절박한 반대 목소리를 겸허히 수용하고, 공교육의 질적 후퇴를 초래할 일방적인 교부금 축소 논의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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