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면세점에 가면 흔히 보는 명품 브랜드뿐인데, 여기는 한국의 알짜 제품들이 많네요.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 마음에 듭니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정책면세점 4매장에서 만난 이상훈(53)씨의 말이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해 자주 출국길에 오른다는 그는 정책면세점 내 'K-푸드' 코너에서 선물용으로 가져갈 제품들을 쇼핑 카트에 한 가득 담고 있었다.
다른 외국인 관광객 A씨는 "한국 화장품이 좋다는 말을 듣고 친구가 추천해 준 제품을 사러 왔다"며 K-뷰티 제품을 고르고 있었다.
한국중소벤처기업유통원(한유원)이 운영하는 중소기업 제품 전용 면세점 '정책면세점'이 K-브랜드와 우수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 전초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6일 한유원에 따르면 현재 정책면세점은 올해 1월 T2에 2곳이 문을 열면서 인천공항 T1에 2곳, T2에 4곳 등 출국장 내에 모두 6곳이 운영 중이다. 이들 인천공항 정책면세점에는 총 800개사가 선보인 3313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기준 114억 5000만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7월까지 누적 매출이 55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기자가 둘러본 T2 정책면세점은 전략적 배치가 먼저 눈에 띄었다. T2 VIP 라운지 옆에 위치한 매장은 새벽·야간 비행이나 비즈니스·퍼스트 클래스를 이용하는 프리미엄 고객의 니즈에 맞춘 제품들을 배치했다. 한국 대표 브랜드(K-BRAND)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워 패션, 뷰티, 푸드, 라이프스타일부터 전통 기념품까지 한국 대표 상품을 갖춰 글로벌 홍보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정책면세점에서 판매하는 중소·벤처기업의 제품은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다. 여기엔 합리적인 수수료 구조가 한몫한다. 일반 대형 면세점의 경우 입점 수수료가 판매 금액의 50~60%에 달하는 반면, 정책면세점은 이보다 훨씬 낮은 23% 수준이다. 한유원 관계자는 "올리브영이나 쿠팡에서 판매되는 우수 제품도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며 "수익은 인테리어 교체와 판촉 활동 등 매장에 재투자해 품질 향상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제3 출국장에서는 핑크색 톤의 'K-브랜드' 팝업스토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시음·시향 등 직접적인 체험이 가능한 곳으로,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호기심을 갖고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게 한유원 측의 설명이다. 공항 출국장 면세구역 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팝업스토어를 열어 홍보 효과를 높였으며, 오는 10월 중순까지 총 200개사를 선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정책면세점 입점 업체들의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K-뷰티관에 입점한 이안코스메틱 김흥태 이사는 "정책면세점에서 쌓은 공신력 덕분에 일본 오사카 바이어와 실제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 박람회 참가 및 베트남 진출도 협의 중"이라며 "프로모션을 통해 한 달 만에 100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판로 개척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단순한 공항 매장에 머물지 않고 해외 주요 도시 거점 및 현지 진출의 발판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유원 관계자는 "인천공항뿐만 아니라 김해공항, 제주공항 등 주요 지방 거점 공항에서도 지자체 연계 지정면세점 형태로 정책면세점을 확대 신설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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