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30대 그룹 절반 '엔비디아 커넥션'...슈퍼사이클 이면엔 의존 우려

  • 30대 그룹 중 14곳 엔비디아와 직접 협력…10대 7곳·20대 12곳으로 확산

  • 반도체 넘어 자동차·조선·로봇까지 연결…AI 투자 둔화 땐 연쇄 충격 우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지난 6월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가진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DB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지난 6월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하면서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아주경제 DB]

국내 30대 그룹 절반가량이 엔비디아와 직간접적 사업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넘어 인공지능(AI) 인프라와 피지컬 AI 등으로 비즈니스 영토를 넓히면서 국내 기업과 연결 고리가 확대되고 있지만 의존도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5일 아주경제가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30대 대기업집단과 엔비디아의 협력 관계를 조사한 결과 10대 그룹 중 삼성·SK·현대차·LG·롯데·포스코·HD현대 등 7곳이 해당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대 그룹으로 범위를 넓히면 KT·LS·CJ·카카오·두산이 추가돼 12곳으로 늘어난다. 30대 그룹에서는 네이버와 쿠팡이 추가돼 14곳으로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HBM 등 AI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SK그룹은 엔비디아 GPU를 활용한 AI 팩토리 구축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등 피지컬 AI 분야에서, LG는 로봇과 AI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롯데는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포스코그룹은 제조 현장에 엔비디아의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 밖에 KT는 AI 인프라와 초거대 AI 모델 구축, LS는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접점을 갖는다. CJ는 물류·제조 등 사업 영역, 카카오는 AI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두산은 에너지·로봇·전자소재, 네이버는 AI 팩토리와 클라우드 분야, 쿠팡은 AI 팩토리와 AI 추론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의 연결 고리는 반도체 공급망을 넘어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자동차·조선·건설기계·로봇·물류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엔비디아의 AI 플랫폼과 국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맞물리는 영역이 예상보다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의 투자 사이클 변화가 국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AI 데이터센터와 AI 팩토리 투자가 둔화하면 GPU 수요뿐 아니라 전력·냉각·네트워크·장비 등 관련 산업의 투자까지 타격을 받게 된다. 

엔비디아가 AI 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금융사와 연계해 AI 인프라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순환 금융' 구조도 변수로 꼽힌다. AI 기업에 공급된 자금이 다시 엔비디아 GPU 구매로 연결되는 구조가 확대되면 실제 AI 수요와 투자 규모를 구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엔비디아 2분기 실적이 컨센선스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AI 수요 둔화 조짐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 다만 AI 슈퍼사이클에 따른 수혜와 더불어 특정 기업 플랫폼 의존도 심화로 인한 위험도는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엔비디아가 자사 GPU 의존도를 낮추려는 일부 기업들에 여러 가지 혜택을 주면서 전략적 고객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도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하지만 당장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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