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선물 수수 반성하나 청탁 대가 아냐"…내달 22일 항소심 선고

  • 알선수재 2심서도 대가성 부인…특검 "1심서 배척된 주장"

  • 수행비서 "시계 대금 현금 전달 목격"…구매대행 취지 증언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 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가 지난 6월 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법]

인사·사업 청탁을 대가로 고가의 금품을 받은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김건희 여사가 항소심 첫 공판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김 여사 측은 일부 선물을 받은 처신은 반성한다면서도 금품과 청탁 사이에 대가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원익선·이희준 고법판사)는 26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의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김 여사 측은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 양형 부당을 항소 이유로 제시했다. 변호인은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새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선물을 전달했을 뿐"이라며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 받은 금거북이와 세한도 복제품도 친분에 따른 의례적 교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 배우자로서 본분을 망각하고 일부 선물을 수수하는 등 신중하지 못한 처신을 뼈저리게 반성한다"면서도 1심이 선고한 징역 7년은 지나치게 무겁다고 호소했다.

반면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은 김 여사 측 주장이 1심에서 이미 제기돼 배척됐다며 항소 기각을 요청했다.

이날 재판에는 김 여사를 오랫동안 수행한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여사 측은 사업가 서성빈씨에게서 받은 3990만원 상당의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가 사업 청탁의 대가가 아니라 구매대행을 부탁한 물품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정 전 행정관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정 전 행정관은 김 여사가 평소 수행원들에게 물품을 대신 결제하게 한 뒤 현금으로 정산했다고 증언했다. 자신도 김 여사의 부탁으로 2022년 12월 147만원 상당의 꽃병을 사고, 이듬해 1월에는 1325만원 상당의 그릇을 구매한 뒤 현금으로 대금을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정 전 행정관은 그릇에 대해 "외국 국빈에게 다과를 대접해야 하는데, 관저에 있던 그릇은 1980년대 제작돼 국격에 맞지 않았다"며 김 여사가 국빈 티타임용으로 사비를 들여 백화점에서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꽃병은 관저의 꽃 장식 비용을 줄이기 위해 김 여사가 직접 꽃꽂이를 배우면서 마련했다고 했다.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퇴직 후 김 여사에게 매달 500만~1000만원의 생활비를 현금으로 줬다는 증언도 나왔다. 정 전 행정관은 김 여사가 사저 안방에서 현금이 든 봉투를 꺼내 서씨에게 전달하는 모습도 봤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돈이 시계 구매대행 대금이라는 점을 어떻게 알았느냐는 특검 질문에는 "그렇지 않고서는 돈을 줄 리가 없고 이후 시계를 가져왔기 때문에 시계값이라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특검은 다른 구매대행 물품과 달리 수천만원대 시계는 김 여사가 받은 뒤에도 대금이 모두 지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여사 측은 김상민 전 부장검사에게 받았다고 지목된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No.800298'이 위작일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감정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위작으로 판정돼 가치가 0원이 되더라도 알선수재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김 전 부장검사가 1억4000만원을 지급해 매수한 그림을 수수한 사실 자체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림의 진위나 현재 가치보다 금품 수수와 공무원 직무에 관한 알선 사이의 대가 관계를 중점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취지다.

1심은 김 여사가 이 회장에게서 맏사위 인사 청탁 등과 함께 1억38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받고, 이 전 위원장에게서 금거북이와 세한도 복제품을 수수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서씨에게 사업 지원 청탁과 함께 손목시계를 받고, 김 전 부장검사에게 총선 공천 청탁의 대가로 그림을 받은 혐의도 유죄로 인정해 징역 7년과 추징금 648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9일 양측의 최종 의견을 듣고 변론을 종결한 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같은 달 22일 선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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