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칼럼] 日 기업의 인도 관심이 '차이나 플러스 원'을 넘어서는 이유

  • 라지브 쿠마르 한–인도 포럼(India–Korea Forum)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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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지브 쿠마르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연구소 초빙연구원]
인도는 4년 연속 일본 기업들이 가장 유망한 해외 사업 대상국으로 평가한 국가다. 이러한 지속적인 평가는 일본 기업들의 인도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인 경제 상황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아시아의 미래 성장에서 인도가 차지하는 역할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인식이 보다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의 ‘2025회계연도 해외사업 전개조사(GLOBE)’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일본 기업의 60% 이상이 향후 3년간 사업 확대가 유망한 국가로 인도를 선택했다. 인도는 미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을 크게 앞섰다. 

특히 기존의 주요 아시아 투자 대상국에 대한 관심이 전년보다 낮아진 가운데, 인도는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했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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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인도 관심 증가는 흔히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의 일부로 해석된다. 일본 기업들도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생산기지 집중에 따른 위험을 줄이며, 지정학적·통상 불확실성에 대응하려 한다. 

그러나 공급망 다변화만으로 인도의 매력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일본 기업들이 단순히 대체 생산기지만을 찾는다면, 이미 수출 중심의 제조업 기반을 갖춘 여러 동남아시아 국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이보다 훨씬 종합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거대한 내수시장, 젊은 노동력, 소비 확대, 개선되는 인프라, 성장하는 제조업과 기술 역량을 함께 갖추고 있다. 일본 기업들에 인도는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장소가 아니다.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며 판매할 수 있는 중요한 장기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장기 성장시장으로서의 인도 

일본은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성숙한 내수시장에서 많은 산업이 새로운 성장 공간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인도는 도시 인구와 중산층이 확대되면서 자동차, 주택, 의료, 전자제품, 금융서비스와 디지털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스즈키의 경험은 인도 시장에 장기적으로 접근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잘 보여준다. 스즈키는 인도를 단순한 조립기지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인도 공급업체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현지 소비자의 요구에 맞게 차량을 조정했다. 그 결과 마루티 스즈키는 인도 자동차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이 사례는 일본에서 성공한 사업모델을 인도에 그대로 이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역별 시장환경을 이해하고, 현지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제품과 운영 방식을 인도 시장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전자, 산업기계, 청정에너지, 물류, 의료기술과 디지털 인프라 분야에서도 비슷한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인도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은 일본 기업들이 경쟁력과 기술적 강점을 보유한 여러 산업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인프라와 산업협력 

일본 기업의 인도 진출은 양국 간 제도적 협력과도 연결되어 있다. 일본은 인도의 주요 인프라와 산업개발 사업에 금융, 기술과 전문성을 제공해 왔다.

델리 메트로, 서부 화물전용철도, 델리-뭄바이 산업회랑, 뭄바이-아메다바드 고속철도는 이러한 협력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사업은 교통 연결성을 개선하고 물류상의 제약을 완화하는 동시에 산업 성장과 민간투자에 필요한 기반을 조성한다. 

또한 일본의 건설, 엔지니어링과 기계 관련 기업들에는 인도의 인프라 확대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구자라트주의 돌레라 산업지역도 일본 기업들의 관심이 나타나는 곳이다. 돌레라는 스마트 산업도시이자 잠재적인 반도체 제조 거점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 지역은 일본이 보유한 반도체 소재, 생산장비와 첨단 산업기술을 인도의 전자산업 육성정책과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따라서 일본의 접근은 개별 기업의 투자에만 머물지 않는다. 인프라, 산업회랑과 제조 생태계에 참여함으로써 일본의 기관과 기업들은 장기적인 경제활동에 필요한 환경을 함께 조성하고 있다. 

제조업을 넘어 확대되는 관심 

JBIC 조사에서 인도는 일본 비제조업 기업들이 평가한 유망 국가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도매업과 건설업을 포함한 여러 업종의 지지를 받았다는 점은 일본 기업들의 관심 분야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자동차와 대형 인프라 사업에 집중되었던 일본의 대인도 경제활동이 더욱 폭넓은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제조업 투자는 앞으로 금융서비스, 운송망, 연구, 인재개발과 디지털 기술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현지화의 심화도 일본 기업들의 다음 단계 투자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인도 공급업체, 대학, 스타트업과 연구기관과의 협력은 일본 기업들이 인도의 산업 및 기술 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본의 아시아 전략에서 커지는 인도의 비중 

인도가 4년 연속 JBIC 순위 1위를 유지한 것은 일본 기업들의 인식이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는 앞으로도 일본의 경제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위치를 유지하겠지만, 인도 역시 일본의 아시아 사업전략에서 새로운 주요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의 중요성을 다른 시장의 불확실성에 따른 결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일본 기업들이 인도에 주목하는 데에는 인도 자체의 강점이 있다. 거대한 시장, 유리한 인구구조, 제조업 육성 의지, 인프라 확충과 기술 역량의 발전이 그것이다.

일본 기업의 입장에서도 투자 논리는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인도는 규모가 크고 역동적인 경제에 접근할 기회를 제공하며, 일본의 투자는 기술, 고용, 인재와 산업 전문성 측면에서 인도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JBIC 조사 결과는 일본 기업들의 관심이 향하는 방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인도는 일본의 장기적인 아시아 경제전략에서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의 기업 관심이 현지화와 지속적인 투자로 이어진다면, 향후 10년은 일본 기업의 대인도 경제활동이 한 단계 확대되는 중요한 시기가 될 수 있다.

라지브 쿠마르 필진 주요 이력

▷인도-한국 포럼(India–Korea Forum) 회장,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강사,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도연구소 초빙연구원, 전 미국 동서문화센터(East-West Center) 객원연구원, 인도 델리대학교 학사,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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