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면서 주당 100만원을 넘는 이른바 '황제주'의 자리도 쉴 새 없이 바뀌고 있다. 연초 4개였던 황제주는 상승장에서 12개까지 늘었다가 지난달 말 다시 4개로 쪼그라들었다. 최근 증시가 반등하면서 다시 9개로 늘어난 가운데 '100만원 왕좌'를 지킬 종목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주가가 100만원을 웃도는 종목은 효성중공업과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양식품, 고려아연, 삼성전기, 두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SK스퀘어 등 9개로 집계됐다.
황제주 가운데 효성중공업이 270만원대로 가장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68만8000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59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고려아연과 삼성전기는 각각 137만2000원, 133만원을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스퀘어도 각각 108만7000원, 105만8000원으로 100만원선을 지켰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황제주는 효성중공업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고려아연, 삼양식품 등 4개에 불과했다. 이후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전력기기, 방산 등 증시 주도 업종을 중심으로 주가가 가파르게 뛰면서 황제주 수도 빠르게 늘었다.
정점을 찍은 것은 지난 5월이다. 5월 26일에는 기존 황제주에 SK하이닉스와 두산, 삼성전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SK스퀘어, HD현대일렉트릭, LG이노텍, 태광산업 등이 합류하면서 황제주가 12개까지 불어났다. 연초와 비교하면 불과 5개월 만에 세 배로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증시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상승장을 이끌었던 고가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두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SK스퀘어, HD현대일렉트릭, LG이노텍, 태광산업 등이 차례로 100만원선을 내줬고 고려아연도 황제주에서 이탈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삼성전기가 하루 만에 14.58% 하락한 87만9000원으로 밀리면서 황제주는 효성중공업과 삼성바이오로직스, SK하이닉스, 삼양식품 등 4개만 남았다. 5월 12개에서 불과 두 달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증시가 반등하면서 황제주도 다시 늘고 있다. 낙폭이 컸던 기존 주도주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고려아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 삼성전기, SK스퀘어가 100만원선을 회복했다. 이에 지난달 말 4개였던 황제주는 한 달도 지나지 않아 9개로 증가했다.
삼성전기의 반등세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30일 87만9000원까지 떨어졌던 삼성전기는 이달 5일 135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만에 54.3% 뛰었다.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세에 AI 서버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수요 기대가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5월 황제주였던 HD현대일렉트릭과 LG이노텍, 태광산업은 아직 100만원선을 되찾지 못했다. 같은 상승장에서 황제주에 올랐던 종목 사이에서도 실적 전망과 업종별 투자심리에 따라 회복 속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황제주의 급격한 자리바꿈은 올해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특히 AI 반도체와 방산, 전력기기 등 상반기 증시를 이끌었던 업종은 상승 폭이 컸던 만큼 조정장에서 낙폭도 두드러졌다. 최근에는 실적 기대가 유지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다만 주가가 100만원을 넘는다는 사실 자체가 높은 기업가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주당 가격은 발행주식 수와 액면가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높은 주당 가격이 개인투자자의 접근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황제주가 '왕좌'를 지킬 수 있을지는 100만원이라는 가격표보다 실적과 성장성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와 방산 등 기존 주도 업종의 실적 모멘텀이 이어지고 증시 반등세가 지속될 경우 황제주가 다시 두 자릿수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기대감에 주가가 빠르게 오른 종목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다시 100만원선을 내줄 수 있다.
연초 4개에서 12개로 늘었다가 다시 4개로 줄고, 한 달 만에 9개까지 회복한 황제주. 증시 방향에 따라 왕좌의 주인이 빠르게 바뀌는 가운데 연말까지 누가 100만원선을 지켜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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