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 "'고수익' 상품 찾지 말고 5~10년 뒤 자산 구조부터 짜야"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 사진KB자산운용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이 서울 여의도 KB자산운용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KB자산운용]

올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채권혼합형 상품의 인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KB자산운용이 지난 2월 출시한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은 상장 4개월 만에 순자산 4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채권혼합형 ETF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이 같은 시장 변화를 현장에서 지켜본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은 최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ETF 투자에서도 '무엇을 살 것인가'보다 '어떤 구조로 자산을 가져갈 것인가'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수익률이 가장 높을 상품을 찾아 투자하기보다 5년, 10년 뒤 자신의 자산 규모를 먼저 정하고 그 목표에 맞춰 ETF를 조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7월 증시 급락 이후 투자자 인식 바뀌어…ETF, 자산관리 수단으로
육 본부장은 ETF 투자를 시작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이 오를 ETF를 산다고 생각하면 투자하기가 힘들어진다"며 "무엇이 가장 많이 오를 것인가를 고민하기보다 내가 가진 돈과 그 계좌가 5년, 10년 후 얼마가 돼 있으면 좋을지 그 구조를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목표를 먼저 정하면 그에 맞춰 투자 대상을 역으로 설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육 본부장은 "현재 100이 있는데 120 정도가 됐으면 좋겠다고 가정하면 20만큼 올라야 한다"며 "그럼 목표는 20이다. 그 목표에 맞는 ETF를 고른다면 투자 방식은 달라진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투자 방식의 변화는 최근 ETF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수익률이 높은 특정 테마나 섹터에 투자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ETF를 자신의 자산을 관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7월 증시 급락이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를 가속한 계기가 됐다고 봤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특정 테마에 집중하기보다 대표지수와 배당, 자산배분 등을 함께 고려하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산 자체를 올 한 해만 운영할 게 아니니까 시장에 부침이 생길 때마다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자들이 더 늘어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올해 채권혼합형 ETF의 흥행 역시 자산배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주식과 채권을 함께 담아 주식의 상승 기회를 확보하면서도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연금 투자자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KB자산운용 역시 채권혼합형은 물론 월배당, 대표지수를 기초로 한 ETF 등 다양한 상품군을 구축하고 있다. 육 본부장은 자산과 포트폴리오, 투자자 선호 등을 살피면서도 "가장 기본은 투자자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ETF 시장 더 커진다…연금·기관으로 투자 저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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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이 서울 여의도 KB자산운용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KB자산운용]

이 같은 변화는 ETF 시장의 외연을 넓히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육 본부장은 ETF 시장의 성장 여력이 여전히 크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이 ETF를 일회성 수익을 위한 상품이 아니라 자산관리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데다 연금과 기관투자자의 ETF 활용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여전히 예금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향후 확정급여(DB)형 자금과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자의 ETF 활용이 확대되면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육 본부장은 "기업에서 1년에 5%, 7% 수익을 내기 위해서 운용을 한다면 투자 수단은 ETF가 될 것"이라며 "연기금 같은 경우나 공제회 혹은 일반 기업들의 기관 자금들도 현재 ETF에 투자를 하는 방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고려한다면 500조원뿐만 아니라 1000조원도 금방 갈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ETF 시장의 성장성과 함께 하반기 투자 키워드로는 AI를 꼽았다. 단순히 AI라는 이름만 보고 투자하기보다 산업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공급 부족이나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는 게 육 본부장의 판단이다.

육 본부장은 "하반기 키워드가 뭐냐고 묻는다면 아직까지는 AI"라며 "AI 산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이른바 병목이 발생하는 분야에는 주가 상승이 따라오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이어 "메모리가 부족하니 주가가 올라갔고, 그래픽처리장치(GPU), 어쩌면 중앙처리장치(CPU)도 마찬가지"라며 "투자자 입장에서 지금 어떤 상품이 필요한가를 고민하면서 남은 하반기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B자산운용이 이달 국내 최초로 글로벌 낸드(NAND) 메모리 밸류체인에 집중 투자하는 'RISE 글로벌AI낸드메모리반도체'를 신규 상장한 것도 이러한 판단에 따른 것이다. AI가 처리하는 데이터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플래시 수요도 구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주목했다. 한국·미국·일본에 상장된 관련 종목을 함께 편입해 글로벌 낸드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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