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란간 중동전쟁이 계속되면서 원자재 관련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전선이 확대되기보다 비슷한 규모로 장기화되고 있어 방산주는 크게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유 선물 상장지수증권(ETN) 등 주요 원자재 관련 상품이 상승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ETN은 최근 한 달간 27.70% 올랐다. 이 외 삼성 블룸버그 WTI 원유 선물 ETN, 신한 WTI 원유 선물 ETN도 각각 20.44%, 19.86% 뛰었다.
원유 선물 ETN의 상승세는 미국과 이란의 중동전쟁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미군은 걸프 해역의 하르그섬 인근 해상에서 이란의 소형 유조선을 공격했고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 해군 역시 이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상태다.
원유 전반의 가격 상승으로 정유주 역시 유력한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유가가 오른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 인근 정유 시설마저 파괴된 여파다. 이에 따라 원유를 정제해 제품으로 판매할 때 남는 마진인 정제마진이 크게 올랐다. 시장이 예상하는 하반기 정제마진은 배럴당 30달러로 전쟁 이전인 지난해 4분기 10달러의 3배 수준이다.
국내 주요 정유사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의 기대감도 크다.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각각 1달 전과 비교해 41.34%, 32.58% 상승했으며 GS 역시 같은 기간 23.58% 올랐다. 증권사들은 유가 상승에 따라 정유주의 목표 주가를 앞다퉈 올리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콩과 옥수수 등 농산물 ETN도 상승 국면이다. 메리츠 대표 농산물 선물은 1달 전과 비교해 13.58% 올랐으며 신한 콩 선물도 11.7%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이를 일부 대체할 수 있는 바이오에탄올이 주목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북반구 곳곳의 폭염으로 생산량 자체가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수요 증대가 맞물린 영향이다.
다만 전쟁 장기화에도 전선이 확대되지 않으면서 방산주에 대한 주목도는 크지 않다. 방산주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1달새 0.66%, 4.56% 떨어졌다. 현대로템 역시 같은 기간 12.55% 하락했다.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자재 관련 증권 수요 증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뚜렷한 유가 하방 요인이 없고 재고 소진에 따른 상방 압력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사우디와 UAE의 8월 원유 수출량은 전쟁 초기인 3월 수준으로 급감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고 공급망 정상화가 진행돼도 석유제품의 쇼티지(공급 부족)는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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