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산포럼 초대 못 받은 日…정·재계는 중국행 러시

  • 日 정부 관계자 샹산포럼 불참…안보·문화교류 냉각

  • APEC 앞두고 日 대표단 잇단 방중…관계 개선 노력

  • 中, 대만 발언 철회 요구…중일 정상회담 '불투명'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025년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025년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올해 주최하는 대표적인 다자 안보회의인 베이징 샹산포럼에 일본 정부 관계자가 초청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본 정·재계 인사들의 중국 방문이 잇따르고 있지만,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관련 발언으로 악화한 중·일 관계는 여전히 냉랭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올해 샹산포럼에는 일본 정부 관계자가 초청받지 않았으며, 주중 일본대사관 방위무관도 참석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일본대사관 방위무관과 일본 방위연구소 연구자가 참석했다. 올해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등 민간 인사들이 일본 측에서 참석할 예정이다.

샹산포럼은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베이징에서 열린다. 둥쥔 중국 국방부장이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로이터는 둥 부장이 다극화된 국제질서와 협력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동맹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달 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만큼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자제하고, 최근 갈등이 커진 일본을 상대적으로 강하게 비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일 관계는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급격히 악화됐다. 중국은 이 발언에 강하게 반발하며 일본에 입장 철회를 요구해왔다.

안보 분야뿐 아니라 문화 교류에서도 냉각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매년 10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던 '도쿄-중국 영화주간'이 올해는 취소됐다. 앞서 지난 4월 열린 베이징 국제영화제와 6월 상하이 국제영화제에서도 일본 영화주간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이처럼 양국 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일본 정·재계에서는 관계 개선을 위한 중국행이 잇따르고 있다.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카이치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비해 사전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본 국회 초당파 '일중우호의원연맹' 소속 소장파 의원 8명이 13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달 말에는 이와야 다케시 전 외무상이 이끄는 일본국제무역촉진협회(JAPIT) 대표단이 27~30일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의 면담을 추진할 예정이다.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와 간사이경제연합회 등도 향후 수개월 내 중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왕광타오 중국 푸단대 일본학과 교수는 SCMP에 "오는 11월 APEC을 계기로 한 중·일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비해 분위기를 조성하고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이 갖는 중대성을 고려하면 이러한 방중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11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시 주석과의 회담 성사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중국 측은 일본 정부가 대만 문제와 관련해 보다 명확한 입장 변화와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의원이나 경제인 등 민간 차원의 교류 확대만으로 양국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CMP는 일본 내부의 대중 외교 인맥이 약화된 것도 관계 개선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고노 요헤이 전 외무상과 니카이 도시히로 전 자민당 간사장 등 과거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원로 정치인들이 물러난 뒤 이들을 대신해 비공식 고위급 외교 채널을 이어갈 젊은 정치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일본 내 중국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면서 일본 정치인들에게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는 게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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