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국산 무기를 구매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는 주중 미국대사의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중국에 무기를 판매할 계획이나 제안은 없다고 즉각 선을 그었지만,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보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논란의 시작은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의 지난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국이 세계 각국에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시 주석에게 미국 무기를 사고 싶으냐고 물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질문이 이번 시 주석의 미국 국빈방문 과정에서 나온 것인지, 과거 정상회담에서 나온 것인지, 시 주석이 어떻게 답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 국무부는 퍼듀 대사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곧바로 진화에 나섰다. 국무부 관계자는 28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미국 법은 중국에 대한 무기 판매를 금지하고 있으며 중국에 무기를 판매하겠다는 제안이나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 발언이 주목받는 것은 미국 정부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약 140억 달러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를 보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아시아 안보 전문가이자 전 국방부·백악관 당국자인 잭 쿠퍼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승인을 주저하면서 동시에 중국에는 무기를 제안하고 있다는 점은 충격적”이라고 전했다.
라이언 하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중국센터 소장도 소셜미디어에 "중국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미국 동맹국에게는 불안을 안겨줄 것"이라고 썼다.
일각에서는 이 발언을 대만 문제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략과 연결해 해석하기도 했다.
미국 싱크탱크 퀸시 책임국정연구소(QIRS)의 데니스 사이먼 연구원은 SCMP에 중국이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미중 관계 전반에서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한 거래 수단으로 활용하려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즉 대만에는 무기가 필요하고 중국은 이를 반대하니, 중국이 그 대가로 무엇을 내놓을 수 있는지 살펴보자는 식의 협상 전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선 퍼듀 대사가 왜 이런 민감한 발언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배경 자체에 의문도 제기했다. 스콧 케네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퍼듀 대사가 왜 이런 발언을 전 세계에 공개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다.
미국과 중국의 군사 관계를 보면 이번 발언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미국과 중국은 1980년대 소련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군사 장비 거래 등 협력을 확대했지만 1989년 중국 톈안먼 사태 이후 군사협력은 크게 위축됐다. 이후 미국은 중국군에 대한 미국산 방산물자 이전을 제한해왔으며, 미중간 전략적 경쟁이 심화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군사정책은 중국의 군사력 확대를 견제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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