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론이 매출총이익률 86%라는 이례적인 수익성을 예고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이 다시 한번 확인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에 힘입어 3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다만 원화 강세로 달러 매출의 원화 환산액이 줄면서 시장 기대치에는 못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황과 실적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환율이 호황의 일부를 깎아내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2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30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앞서 매출 500억달러에 매출총이익률 약 86%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직전 분기에도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만큼, 이번 발표가 10월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선행지표가 될 것이란 평가다.
메모리 가격 흐름도 우호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23일 공급 부족과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의 견조한 수요를 근거로 4분기 D램 계약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낸드 역시 AI 에이전트의 대용량 데이터 처리 수요가 기업용 SSD 주문을 밀어올리고 있다. 4분기 기업용 SSD 가격은 전 분기보다 23~28%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PC와 스마트폰 수요 부진보다 AI 서버 투자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 업체들도 3분기 큰 폭의 이익 증가가 점쳐진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11조3772억원, SK하이닉스는 78조1291억원이다. 두 회사 합산 영업이익만 189조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변수는 환율이다. DS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104조원과 70조1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시장 컨센서스를 각각 7조원, 8조원가량 밑도는 수치다. 2분기 말과 비교해 원·달러 환율이 11%가량 떨어진 점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됐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환율 가정도 기존 1430원에서 1370원으로 낮춰 잡았다.
업황 자체가 꺾였다는 뜻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과 가전 부문의 비용 증가가 함께 반영됐고,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 전환 과정에서 출하 구성과 매출 인식 시점이 일부 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선은 30일 마이크론의 콘퍼런스콜로 쏠린다. 4분기 메모리 가격과 내년 공급 부족 전망에 대한 회사 측 설명이 국내 업체의 4분기 눈높이를 좌우할 수 있어서다.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환율 부담을 넘어 이익 전망을 다시 끌어올릴 여지가 생긴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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