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방정부가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앞두고 '절약 모드'에 들어갔다. 새 국기와 화훼 장식을 사들이는 대신 지난해 사용한 물품을 재활용하는 등 행사 비용을 줄이고 있다. 지방재정 악화 속에 중앙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생활'을 강조한 데 따른 움직임이다.
1일 중국 온라인매체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허난성 성도 정저우시는 국경절을 맞아 지난해 사용했던 국기와 장식물 등을 세척·보수해 재활용하고 있다. 시 전체 국기의 재활용률은 30%를 넘고, 일부 현·구에서는 올해 게양한 국기 80%를 재사용품으로 채웠다.
후베이성 스옌시가 도로·육교·광장·공원 등에 게양한 국기 7300개 대부분이 지난해 재활용한 것이다. 쓰촨성 러산시도 화훼를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국경절 도시 경관을 꾸몄다. 저장성 젠더시도 기존의 화단과 계절 꽃을 재활용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다.
이는 최근 중국 당국이 지방정부 재정난 속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근검절약을 강조하는 가운데 나타난 움직임이다.
올해 3월 양회에서 공개된 중앙·지방 예산안에도 당정기관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생활(過緊日子)'을 실천하고, 각종 축제·전시·포럼 행사를 간소화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산하 잡지 반웨탄은 지난달 29일 평론에서 "일부 지역은 국경절마다 새롭게 단장하는 대신, 지난해 회수한 국기·화훼·장식물 등을 다시 활용하고 있다"며 "명절을 검소하게 보내는 것은 분위기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닌 필요한 곳에 돈과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최근 중국 지방정부가 부동산 침체 장기화에 따른 토지 양도 수입 감소와 부채 부담 등으로 재정 압박을 겪는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중국 재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유 토지 사용권 매각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1.5% 폭락했다. 반면 인구 고령화로 의료·교통 등 공공서비스 수요가 늘고, 지방채 원리금 상환 부담까지 커지면서 지방정부의 지출 압박은 가중되고 있다.
다만 국경절 연휴 소비 회복을 통해 내수를 살려야 하는 시점에 지방정부의 '절약 모드'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중국 관변 논객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인은 "지방정부가 인민의 소득 증대와 소비 활성화에 집중해 '행복한 국경절'을 기념하기 위한 견고한 경제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경절 연휴는 춘제(중국 설)와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소비 성수기로 꼽힌다. 특히 지난 9월 25일 중추절(중국 추석) 연휴까지 합치면 최장 13일간의 긴 연휴도 보낼 수 있다.
30일 중국 교통운수부에 따르면 이번 국경절 연휴 기간인 10월 1~7일 중국 내 지역간 인구 이동은 연인원 21억30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하루 평균 3억명 수준이다.
로이터는 장기 연휴로 여행객 수는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제 전반의 소비가 정체된 상황에서 실제 지출이 크게 늘어날지는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지난해 국경절 연휴에도 여행객 수가 증가했지만, 1인당 여행지출액은 911.04위안(약 18만5000원)으로 약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시진핑 국가주석은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견고한 경제 성장과 기술 혁신을 강조하며 중국의 발전에 대한 자신감을 거듭 피력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달 30일 77주년 국경절 리셉션 연설에서 "올해 들어 중국 경제가 압력을 견디며 전진하고 새로운 방향과 질적 향상을 이루면서 강한 회복력과 활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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