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이슈] 예산 절반 줄여도 만족도 올랐는데…울산공업축제는 왜 다시 존폐 기로에 섰나

  • 예산 71억8000만원→36억4300만원에도 만족도 86.7%…시민 참여 확대

  • 외지 방문객은 7.3%·경제효과는 추가 검증 필요…엇갈린 성과지표

  • 시민축제·관광축제·경제축제 중 무엇인가…'성공 기준'부터 정해야


올해 울산공업축제 예산은 36억43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49% 줄었다. 그런데 관람객 만족도는 85.2%에서 86.7%로 올랐고 시민·지역문화예술인 참여도 382명에서 1051명으로 늘었다.

예산은 절반 가까이 줄었는데 만족도와 시민 참여는 상승한 것이다.

그런데 울산시는 공업축제를 계속할 것인지부터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명칭과 운영 방식, 콘텐츠뿐 아니라 시 단위 대표축제 자체의 필요성까지 검토 대상에 올랐다.

성과가 없어서만은 아니다. 올해 평가 결과가 오히려 울산 대표축제가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올해 울산공업축제 개막식 사진울산시
올해 울산공업축제 개막식. [사진=울산시]

 

만족도 86.7%, 외지인은 7.3%…같은 축제, 다른 평가


외지 방문객 비율은 지난해 3.7%에서 올해 7.3%로 늘었다. 증가 폭은 컸지만 전체 관람객의 90% 이상은 여전히 울산지역 방문객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지점에서 대표축제의 목적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시민이 직접 만들고 즐기는 축제라면 높은 만족도와 참여 확대가 중요한 성과다. 반면 전국 관광객을 끌어오는 도시 관광축제를 목표로 한다면 외지 방문객 7.3%는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지역경제 효과도 마찬가지다.

축제 참여 부스 매출은 지난해 4억9441만원에서 올해 5억910만원으로 늘었고 축제기간 울산지역 관광소비 증가율도 3.1%에서 7.1%로 높아졌다.

하지만 울산시도 이 수치만으로 경제적 파급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주변 상권과 숙박·음식점 매출, 방문객 소비까지 함께 봐야 실제 효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지표를 핵심으로 삼느냐에 따라 같은 축제를 두고도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공업축제인가, 관광축제인가, 시민축제인가


이번 평가에서 전문가들이 제시한 핵심도 울산만의 차별화된 콘텐츠와 명칭·프로그램의 미래지향성, 예산과 운영체계의 적정성이다.

추진위원회에서는 시 단위 대표축제 자체가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하고 구·군 축제 지원 확대를 검토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울산에는 이미 고래축제와 마두희축제, 옹기축제 등 지역의 역사와 문화·산업을 기반으로 한 구·군 축제가 있다.

따라서 울산 전체를 대표하는 별도의 대형축제가 필요하다면 기존 구·군 축제와 무엇이 달라야 하는지,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공업축제가 울산 산업화의 역사를 상징하는 만큼 이를 대표축제의 핵심 정체성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결국 이름을 유지할지 바꿀지보다 대표축제의 역할을 먼저 정하는 문제가 남는다.
 

다른 지역도 '많이 오는 축제'보다 무엇을 남기는지 본다


지역축제를 바라보는 정책 흐름도 달라지고 있다.

오훈성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해 초 지역축제 정책과 관련해 전국에 비슷한 축제가 난립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수의 브랜드·전략형 축제와 지역 특성에 기반한 생활·틈새형 축제를 구분해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축제를 단기간 방문객 소비를 늘리는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산업과 정주 기반을 강화하는 중장기 정책수단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선정한 문화관광축제에도 강릉커피축제와 논산딸기축제, 대구치맥페스티벌, 수원화성문화제, 정선아리랑제 등 지역마다 비교적 분명한 소재와 이야기를 가진 축제들이 포함됐다.

커피와 딸기, 치맥, 역사문화와 아리랑처럼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소재를 장기간 축적해 축제의 정체성으로 발전시켰다는 공통점이 있다.

울산 대표축제를 다시 설계한다면 다른 지역에서 흥행한 프로그램을 가져오는 것보다 울산에서만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소재와 이야기를 무엇으로 정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산업도시라는 울산의 정체성을 이어갈 것인지, 산업과 문화·관광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로 확장할 것인지도 결국 이 과정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다.
 

존속 여부보다 먼저 정해야 할 '성공 기준'


올해 공업축제는 예산을 크게 줄였지만 만족도와 시민 참여는 높아졌다. 동시에 외지 관광객 비중은 여전히 낮고 경제효과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교통과 주차 문제도 남았다.

성과와 한계가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시민이 즐기는 축제를 원하는지, 전국 관광객을 끌어오는 축제를 원하는지,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축제를 원하는지에 따라 예산과 장소, 콘텐츠, 운영 방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세 가지 목표가 함께 갈 수도 있다. 다만 그 경우에도 시민 참여와 외지 방문객, 체류시간, 지역소비, 재방문율 가운데 어떤 지표를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인지 구체적인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

울산시는 앞으로 공업축제의 존속 여부부터 명칭과 운영 방식, 콘텐츠까지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하지만 새로운 축제를 만들거나 이름을 바꾸기에 앞서 필요한 것은 울산 대표축제가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지표를 충족해야 성공한 축제로 평가할 것인지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올해 성과평가는 공업축제의 성공과 실패를 단정하기보다, 울산 대표축제를 무엇으로 평가하고 어떤 축제로 장기간 키울 것인지부터 다시 정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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