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고 취업률 55.8%로 4년 만에 '반등'…10명 중 4명은 300인 이상 대·중견기업 갔다

  • '2026년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통계' 발표…마이스터고는 58.6%가 300인 이상 기업행

  • 여학생 취업·진학·유지취업률 모두 남학생 압도…지방 졸업생 60% 이상은 타지로 유출

직업설명회에 참석한 마이스터고 학생들 사진아주경제DB
직업설명회에 참석한 마이스터고 학생들. [사진=아주경제DB]
청년층 고용 한파 속에서도 올해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등 직업계고등학교 졸업자의 취업률이 55.8%를 기록하며 4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취업자 10명 중 4명 가까이가 종사자 300명 이상 중견·대기업에 입사하며 5년 연속 ‘취업의 질’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방 직업계고의 높은 취업률 이면에 졸업생 절반가량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과 타 시도로 빠져나가는 ‘인재 유출’ 현상도 뚜렷하게 확인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5일 전국 직업계고 573개교(특성화고 460개교·마이스터고 53개교·일반고 직업반 60개교)의 올해 1~2월 졸업자 6만 3038명을 대상으로 건강보험·고용보험 등 공공데이터베이스(DB)를 연계해 조사한 ‘2026년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올해(4월 1일 기준) 직업계고 졸업자 중 취업자는 1만 6209명, 대학 진학자는 3만 1017명, 입대자 1701명, 제외인정자(경제활동 곤란자 등) 1288명, 미취업자는 1만 2823명으로 집계됐다.
 
진학자와 입대자 등을 제외한 실제 취업 희망자 대비 취업률은 55.8%로 전년(55.2%)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직업계고 취업률은 지난 2022년 57.8%에서 2023년 55.7%, 2024년 55.3%, 지난해 55.2%로 3년 연속 하락세를 걷다가 올해 처음으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대학 진학률은 49.2%(전문대 53.6%·4년제 대학 46.4%)로 전년과 동일했으며, 진로를 정하지 못한 미취업자 비율은 20.3%로 전년(20.8%) 대비 0.5%포인트 낮아졌다. 세부 통계를 통해 드러난 올해 직업계고 취업 시장의 4가지 특징과 과제를 짚어봤다.
 
자료교육부
[자료=교육부]
 
‘300인 이상 기업’ 비중 38.4%로 5년 연속 상승…마이스터고는 43%가 ‘1000인 이상 대기업’
올해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양적 반등 이상으로 뚜렷해진 ‘일자리의 질적 개선’이다. 직장 건강보험·고용보험에 가입한 직업계고 취업자(1만 6007명)의 사업장 종사자 규모를 분석한 결과, ‘300명 이상’ 기업에 취업한 비중은 38.4%(6143명)에 달했다.
 
300명 이상 기업 취업 비중은 ▲2021년 22.5% ▲2022년 29.9% ▲2023년 33.4% ▲2024년 34.5% ▲2025년 36.3% ▲2026년 38.4%로 5년 연속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불과 5년 만에 중견·대기업 취업 비중이 15.9%포인트나 뛴 셈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처우가 열악한 ‘30명 미만’ 소규모 사업장 취업 비중은 2021년 39.9%에서 올해 29.7%(5~30명 미만 24.2%·5명 미만 5.5%)로 10.2%포인트 줄어들며 20%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인 마이스터고의 약진이 돋보였다. 학교 유형별 전체 취업률에서도 마이스터고는 71.8%를 기록해 특성화고(53.6%)와 일반고 직업반(37.8%)을 크게 앞섰는데, 취업의 질적 격차는 더욱 컸다.
 
마이스터고 취업자(보험가입자 3163명) 가운데 종사자 1000명 이상 초대형 기업에 입사한 비율만 43.2%(1367명)에 달했고, 300~1000명 미만(15.4%·488명)까지 합치면 마이스터고 취업자의 58.6%가 300인 이상 중견·대기업에 둥지를 튼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 유형별로는 전체 취업자의 40.1%(6426명)가 제조업에 취업했고, 숙박·음식점업(10.3%·1643명), 도·소매업(7.3%·1167명) 등이 뒤를 이었다. 교과군별 취업률은 화학공업(65.3%), 기계(63.0%), 전기·전자(62.4%), 식품가공(60.7%), 음식조리(60.1%) 순으로 높았다.
 
자료교육부
[자료=교육부]
 
취업률도, 진학률도, 직장 정착률도…전 지표에서 확인된 ‘여풍(女風)’
​​​​​​​성별 데이터를 뜯어보면 취업과 진학, 취업 후 직장 유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표에서 여학생이 남학생을 앞지르는 ‘여풍(女風)’ 현상이 두드러졌다.
 
올해 직업계고 전체 졸업자 중 남학생(3만 7147명)의 취업률은 54.7%인 반면, 여학생(2만 5891명)의 취업률은 57.8%로 3.1%포인트 더 높았다. 학교 유형별로 봐도 특성화고(여 56.6%·남 51.5%)는 5.1%포인트, 마이스터고(여 80.4%·남 70.2%)는 10.2%포인트, 일반고 직업반(여 45.5%·남 32.2%)은 무려 13.3%포인트나 여학생 취업률이 높게 나타났다. 대학 진학률 역시 여학생이 56.3%를 기록해 남학생(44.2%)을 12.1%포인트 웃돌았다.
 
취업 이후 직장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적응해 다니는지를 보여주는 ‘유지취업률’에서는 성별 격차가 한층 더 벌어졌다. 지난해(2025년) 졸업자 중 취업자의 6개월 후(1차) 유지취업률은 여성 84.0%, 남성 81.0%로 3.0%포인트 차이였으나, 1년 후(2차) 유지취업률은 여성 74.1%, 남성 65.5%로 격차가 8.6%포인트까지 확대됐다.
 
특히 마이스터고 여학생의 경우 취업 1년 뒤에도 직장을 유지하는 비율이 84.9%(남성 68.6%)에 달했다. 2024년 졸업자의 18개월 후(3차) 유지취업률에서도 여성은 71.7%로 10명 중 7명 이상이 일자리를 지킨 반면, 남성은 군 입대 등의 영향이 겹치며 56.0%로 떨어져 15.7%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학교 취업률은 ‘비수도권’이 높은데…취업자 55%는 결국 ‘수도권 기업’으로
​​​​​​​지역별 통계를 교차 분석하면 지방 직업계고의 명암이 동시에 드러난다. 학교 소재지 기준 취업률은 비수도권이 58.7%로 수도권(51.4%)보다 7.3%포인트 높았다.
 
시·도별 취업률에서도 대구(68.7%)와 경북(67.7%)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고, 대전(59.9%), 울산(58.8%), 충남(58.6%), 세종(57.8%), 경남(57.0%), 부산(56.6%) 등 비수도권 8개 시·도가 전국 평균(55.8%)을 웃돌았다.
 
반면 경기(50.3%)와 서울(51.6%), 인천(54.5%) 등 수도권은 모두 평균을 밑돌았으며, 지역 규모별로도 도서·벽지를 포함한 읍·면 지역 학교의 취업률(56.4%)이 대도시(56.3%)나 중소도시(55.0%)보다 오히려 높았다.
 
하지만 졸업생들이 실제로 일하는 ‘근로지역(취업처 소재지)’을 기준으로 보면 결과는 정반대다. 전체 직업계고 취업자의 55.1%(8815명)가 수도권 소재 기업에 취업했고, 비수도권 기업 취업자는 44.9%(7192명)에 그쳤다. 출신 학교가 속한 시·도 안에서 일자리를 잡은 ‘관내 취업’ 비중은 51.5%(8238명)였으며, 절반에 육박하는 48.5%(7769명)는 타 시·도(관외)로 빠져나갔다.
 
특히 취업률 상위권인 비수도권 지역일수록 타지 유출이 심각했다. 취업률 전국 2위(67.7%)를 기록한 경북의 경우, 정작 졸업생이 경북 관내 기업에 취업한 비율은 32.8%(579명)에 불과했고 67.2%(1187명)가 관외로 유출됐다. 경북 졸업 취업자 중 수도권 기업으로 이동한 인원만 41.2%(728명)에 달한다.
 
이 밖에도 ▲전남(관외 취업 비중 64.4%) ▲강원(58.2%) ▲전북(57.2%) ▲대구(56.2%) ▲대전(53.8%) ▲울산(53.5%) 등 비수도권 대다수 지역에서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고향을 떠나 타 지역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방 직업계고가 열심히 기술 인재를 길러내도 정작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수도권 등으로 인재를 뺏기는 구조적 한계가 여전함을 시사한다.
 
입사 1년 반 지나면 10명 중 4명 퇴사…산업별 양극화 뚜렷
취업 후 초기 정착을 돕는 사후관리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해 졸업자의 유지취업률은 취업 6개월 뒤(1차) 82.2%에서 1년 뒤(2차) 68.9%로 13.3%포인트 떨어졌다. 전년(68.2%)보다는 0.7%포인트 개선됐으나, 여전히 취업자 10명 중 3명 이상이 입사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직장을 그만두는 셈이다. 2024년 졸업자의 18개월 뒤(3차) 유지취업률은 62.2%로, 입사 1년 반이 지나면 약 38%가 이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취업한 산업 분야에 따라 근속 여부가 극명하게 갈렸다. 지난해 졸업자의 1년 후(2차) 산업유형별 유지취업률을 보면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90.5%) ▲광업(88.9%) ▲금융 및 보험업(84.5%) ▲전기·가스·증기 공급업(78.0%) ▲정보통신업(72.9%) 등 처우와 고용 안정성이 높은 업종은 70~90%대의 높은 정착률을 보였다.
 
반면 직업계고생이 두 번째, 세 번째로 많이 취업하는 ▲숙박 및 음식점업(49.1%)과 ▲도매 및 소매업(48.3%) ▲건설업(46.9%) ▲사업시설관리·임대서비스업(45.2%) 등은 1년 뒤 절반 이상이 일터를 떠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지역 균형 발전의 핵심 인력인 직업계고 기술인재들의 취업률 반등은 청년 취업 한파 속에서 거둔 뜻깊은 결과물이며, 무엇보다 300인 이상 기업 취업 비중이 5년 연속 상승해 취업의 질이 개선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앞으로 마이스터고와 지자체·기업이 손잡는 ‘협약형 특성화고’를 확대하고, 관계 부처 및 시·도교육청과 협력해 직업계고 인재들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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