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양방언(66)은 일본 해발 1000m 산속에 작업실을 두고 있다. 뿌리는 한국에 있지만 일본에서 태어나 여러 나라의 문화를 흡수하며 살아온 그는 세상 곳곳에서 얻은 영감을 깊은 산속에서 음악으로 응축한다.
양방언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오디오가이 스튜디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자신의 삶을 ‘노마데스크(Nomadesque·유목민적인)’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유목민을 뜻하는 ‘노마드(Nomad)’에 ‘~같은’이라는 의미의 접미사 ‘-esque’를 붙인 말이다.
재일 한국인인 그는 “저의 근본 뿌리는 한국이지만 일본에서 태어나 여러 곳을 헤매고 많은 것을 흡수해 음악으로 만들어왔다”며 “저는 노마드는 아니지만 노마데스크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1996년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한 양방언은 클래식, 록, 국악을 넘나들며 활동해왔다. 게임 ‘아이온’과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음악, 영화와 애니메이션 음악 등 작업 분야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강원 영월 단종문화제와 신라왕경 디지털 재현 사업에도 참여했다.
경계 없는 작업을 통해 그의 음악 세계는 더욱 다채로워졌다. 그는 “서로 영향을 주면서 제 음악이 자라왔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내면을 꺼내 보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신보에는 타이틀곡 '뉴호라이즌'을 비롯한 솔로곡 6곡과 국립중앙박물관, 영월 단종문화제 등과 협업한 프로젝트 음악 6곡 등 12곡이 담겼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유산에서 얻은 영감도 앨범에 녹아 있다. ‘사유 소츠(Sayu Thoughts)’는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 전시된 반가사유상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음악을 새롭게 다듬은 작품이다. 강남 영월 단종문화제 60주년 주제곡 ‘리버스(Rebirth)’는 태평소, 타악기, 피아노,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다. 아리랑 선율의 일부도 활용했다.
그는 “1999년에 한국에 들어와서 처음 전통 악기 연주를 보고 (한국 전통음악에) 빠졌다”며 전통 계승의 의무감보다 새로운 소리를 탐구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고 했다.
양방언은 오는 28~2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는 30주년 공연 ‘유토피아-뉴 호라이즌’에서 신곡과 함께 지난 30년간 발표한 곡들을 지금의 감각으로 다시 들려줄 예정이다. 30년을 돌아보지만 앞으로도 한자리에 머물 생각은 없다.
"예전처럼 내몽골, 치마고도, 티베트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한자리에 머물지는 않을 것 같네요. '뉴 호라이즌'이 어떤 곳인지 한번 봐야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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