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오후 6시 5분(현지시간). 중국 쓰촨(四川)성 시창(西昌)위성발사센터. 우주를 향한 13억 중국인민의 꿈을 실은 ‘창어(嫦娥) 1호’ 가 달 정복을 위해 힘찬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중국 신화통신 등 현지 전 언론들은 일제히 이날 발사현장에서 전해진 달 탐사위성 창어 1호의 성공적 발사에 대해 대대적인 보도에 나섰다.
우주정복으로의 꿈을 향한 중국의 무한도전 질주가 가파르다. 최첨단 과학기술을 앞세운 우주개발 강대국들에 도전장을 내민 중국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 세계 과학기술 대국들이 펼쳐 나갈 21세기판 ‘스타워즈(Star Wars)’에 대한 전 세계인들의 관심도 뜨겁게 달아 오를 전망이다.
중국정부가 창어 1호 발사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달 탐사 성공을 계기로 첨단기술 개발은 물론 응용상품 개발을 통해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노린다는 게 1차 목표다. 또 강대국간 우주자원 개발경쟁에서도 선점고지를 점령하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이처럼 지난달 중국 최초의 달 탐사위성인 창어 1호 발사는 13억 중국인민과 중원(中原)을 충분히 달군 화두였다. 창어(嫦娥)는 중국의 옛 이야기 속에 나오는 전설 속의 선녀를 말한다.
중국정부 설명에 따르면 창어 1호는 중국이 순수 자체기술로 연구개발, 제작한 최초의 달 탐사위성이다. 때문에 창어 1호의 성공적 발사는 중국이 계획한 달 탐사계획이 중요한 첫걸음을 뗐음을 의미한다.
이는 과학실험 인공위성인 ‘동팡홍(东方红) 1호’(1970년)를 시작으로 무인우주선 ‘선저우(神舟) 1호’(1999년),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2003년) 등에 이어 중국 우주개발 사업 발전사에서 또다른 이정표로 기록됐다.
달 탐사계획 위성시스템 총지휘자이자 총설계사인 예페이젠(叶培建)은 “전세계에서 달 탐사를 진행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구 소련), 일본 등 뿐이었다”며 발사 성공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현지언론들은 창어 1호가 ‘창정(长征) 3호갑’ 인공위성 발사로켓을 사용하여 우주를 향해 날아갔다고 전했다. 또 이번 계획의 연구, 제작에서 건설까지 모두 14억위안(元, 한화 1750억원)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달 탐사계획의 수석과학자인 오우양즈위엔(欧阳自远)은 창어 1호의 임무에 대해 “달 표면의 3차원 입체영상 제작은 중국이 최초 시도이다. 다른 국가는 분산돼 있는데다 공백이 존재한다. 달의 양극도 마찬가지다. 달의 3차원 입체영상이 제작되면 달의 구조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달 탐사계획의 총지휘를 맡은 란언제(栾恩杰)도 “중국에서 달까지 38만킬로미터의 길을 새로 건설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국이 창어 1호에 거는 속내는 이같은 과학적, 기술적 의미 외에도 기대 이상이다.
우선 미국이 아폴로 우주계획에서 투자액의 4~5배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올린 것으로 추정하면서 창어 1호에 대해서도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일부에서는 위성개발에 사용된 정보기술, 신에너지기술, 신재료기술 등 첨단기술이 군용과 민용 상품의 재개발에 광범위하게 응용돼 막대한 경제파급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또 앞으로 광물자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국이 우주자원 개발에 있어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달에 이미 수백종의 광물질이 존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헬륨3(원자량 3인 헬륨)이 상당히 풍부해 이를 이용한 신에너지를 풍부하게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특히 창어 1호 위성발사센터가 있는 시창은 짭짤한 부대 관광수입까지 올렸다. 시 여행국 자료에 따르면 관내 20개 주요 관광지의 입장권 판매수가 지난해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보다 두배를 넘었다. 관광수입도 올해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보다 1억위안(元)을 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출판업계도 창어 1호 발사 이전에 이미 중국탐월(中国探月),분향월구(奔向月球),분월(奔月), 월구밀마(月球密码) 등 우주과학 기술과 관련된 책들을 잇따라 내놓았다.
뿐만 아니라 이번 위성 발사로 우주산업 관련주의 주가도 대폭 상승해 그 경제적 파장을 실감케 했다.
창어 1호는 3차례 지구궤도를 변경하면서 지난달 31일 지구-달 전이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게 됐다. 이달초 달 정상궤도에 진입한 후 다시 3차례 궤도변경을 통해 달에 접근한다. 이어 이달 하순에는 처음으로 달 영상을 전송해 올 예정이다. 이후 1년동안 달 궤도를 돌며 과학탐사를 계속 진행해 나가게 된다.
창어 1호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달 표면 3차원 입체영상 제작 ▲달 표면의 유용한 원소함량과 광물의 분포특징 분석 ▲달 토양 깊이 측정 ▲지구-달간의 우주환경 관측 등이다.
앞으로 중국의 달 탐사는 3단계로 계획돼 있다. 1단계는 달 주변탐사, 2단계는 달 착륙, 3단계는 지구귀환이다. 이번 창어 1호 발사는 그 1단계인 셈. 창어 1호의 임무가 성공리에 끝나면 2009~2015년에는 2단계 계획을 추진하고 달 기지 건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수집한다. 또 2017년을 전후해 3단계 로 달 토양과 암석 견본을 채집하게 된다./아주경제연구소 여지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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